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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창작 활동

아이의 집중력이 부럽다

by 레이지살롱


내 색연필을 뺏어 쓰고 내 드로잉 노트를 뜯어 쓰며 나름 진지하게 창작 활동을 하고 있다. 어린이용 지구 색연필 50색은 왠지 어린이 느낌인가 보다. 자꾸 내 색연필을 뺏어 쓰며 부러뜨려서 아빠가 틴케이스에 들어있는 전문가스러운 48색 색연필 세트를 사주었더니 더 열정적이 되었다. 어제는 ‘만화 그리기 꿀팁’을 유튜브로 검색하여 어떻게 하면 더 잘 만들 수 있는지 고민했다.


아이가 예전에 명절에 할머니 집에 갔다가 미스터 트롯에 빠졌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참가자 이름을 다 종이에 적는 집중력을 보였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름을 다 적고 싶다며 검색해 달라해서 인터넷에서 찾아 주었더니 참가자 이름을 몇 시간 동안 걸쳐 다 적었다. 따로 한글을 가르치지 않았는데 이름을 하나씩 쓰면서 한글 쓰기 공부가 되고 빨리 쓰고 싶어 해서 내가 불러주었더니 받아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 덕질의 순기능을 보았다. 요즘 매일 책 만드는 거 보면 종이와 풀이 아까울 정도로 많이 쓰고 있는데 신나서 만들고 있는 걸 보니 말릴 수가 없다. 틈만 나면 노트를 뜯어서 반을 접어 책을 만들고 있다. 그의 집중력은 나중에 뭔가 하겠다 싶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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