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 여름 방학 때 아이 초등학교 안 울타리 안에 조그마한 꽃사과가 열렸다. 신기해서 아이에게 "저기 봐~ 사과가 열렸어" 하고 가르쳐 주니 아이는 따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하지만 나는 당연히 못 따게 했다. 우리 것이 아니고 학교 안에서 키우는 거라 안된다고 이야기했는데 지나고 생각해보니 못 따게 한 게 맞았나 의문이 들었다. 이미 방학이었고 며칠 지나니 이미 그 사과는 다 없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항상 룰을 중시하고 룰을 깨는 걸 좋아하지 않기에 아이에게도 룰을 지키는 건 사회적인 약속이기에 지켜주어야 한다고 가르쳐 주었는데, 그 룰로 인해서 아이가 다시는 그 사과맛을 궁금해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되었다. 룰을 지키기 위해 인하여 호기심을 눌러야 하는 게 지금 이 시대에 맞는 걸까 고민이 들기도 했다. 가끔은 필요 없는 규칙도 있고 안 지켜도 되는 규칙들이 있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가끔은 그 룰을 깨도 될 때가 있는데도 나처럼 못 깨게 될까 봐 두려워졌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그렇게 가르쳤기에 우리 아이는 밖에서 과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 편이다. 상점에 가도 아이가 물건을 망가뜨릴까 염려되어 항상 만지고 싶으면 물어보라고 가르쳤고,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은 못하게 가르쳤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은 아무렇게나 만지고,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들을 할 때, 지켜보는 아이는 괴로웠을지도 모른다. 그 아이들은 그런 행동들을 해도 부모가 나무라는 사람들이 없었기에 내 마음도 같이 불편했다. 나 또한 혼자 룰을 지킬 때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도 있다. 그런 일이 어딜 가던 있었지만,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라도 가르쳤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것이 호기심을 저하시키는 일일까 고민하고 있다. 가끔은 깨도 된다는 걸 알려주어야 하는데 그걸 못해줘서 불안한 것 같다. 물웅덩이 주위에 사람이 있을 땐 점프하면 안 되지만, 혼자 있고 부츠를 신고 있으면 점프해도 된다는 것. 그런 걸 내가 제대로 가르쳐 준 적이 있나 불안해졌다. 아이가 스스로 터득하겠지 생각이 들면서도 무언가 할 때 어릴 때 박힌 행동으로 너무 조심스러워할까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