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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지살롱 Mar 03. 2022

작은집 이야기

버지니아 리 버튼

'작은집 이야기'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가 발견한 책이다. 집에 있는 책들은 거의 중고로 알라딘, 당근, 아파트 단지 중고거래로 구매한다. 아이와 서점을 가거나 중고시장에 없는 책들, 내가 소장하고 싶은 책들은 새책을 사긴 하지만 유명한 책들은 상태 좋은 중고책도 많기에 눈여겨보고 있던 '네버랜드 세계 걸작 책 시리즈'를 단지 내 장터에 올라와 얼른 데려왔었다. 해외 유명 작가들 책이라 표지가 예쁘지 않아도 나름의 의미가 있고 이유가 있는 책들이 많다.


이 책은 내가 여운이 남아서 다시 보게 되는 책이었다. 처음엔 여느 그림책처럼 '옛날 아주 먼 옛날, 저 먼 시골 마을에 작은 집이 한 채 있었습니다.'로 시작을 한다. 언덕 위에 있는 작은 집에서 사는 삶은 편안하고 아늑해 보였다. 그러나 수없이 계절이 바뀌고, 마차가 등장하더니, 어느새 줄어들었다가 다시 자동차가 나타났다. 작은 집은 그대로 있는데 멀리 있는 곳부터 서서히 도시화가 되더니 작은집이 있는 곳까지 도시화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주위에 모두 도시화가 되어있는데 작은집만 그대로 있다. 양옆엔 높은 빌딩이 생기고, 고가 도로와 지하철도 생기고, 집안엔 자동차로 가득한 도로가 있다. 작은 집에는 이제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


 책을 보며 마을이 도시화되어가는 과정 속에 홀로 그대로 지키고 있는 작은 집이 복잡한 도시와는 이질감이 느껴지고 도시에서의 외로움이 나타난다. 1940년대에 나온 그림책인데  살아가는 도시의 모습들이 지금과 별반 다를  없어 보인다.  

이 책은 미국의 산업화가 이루어질 때 등장한 책이라고 한다. 표지 다음 본문이 나오기 전 면지에서부터 작은집이 변화하는 과정이 보인다. 책을 읽지 않았을 때는 그냥 무심코 지나치는 그림인데, 다 읽고 나면 이 작가의 디테일을 볼 수 있는 그림이다. 처음엔 말을 타고 가더니 마지막엔 자동차가 말을 싣고 가는 모습에 작가의 위트가 묻어 나온다. 작가 버지니아 리 버튼은 만화에만 열중하는 아들에게 보이려고 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아이들이 열광하는 만화의 긴박한 이야기 전개와 다이내믹한 화면 구성을 받아들여 책 한 권으로 단숨에 주목받는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 그리고 이 '작은집 이야기'로 1943년에 칼데콧상을 수상했다.


책 관련 내용을 찾다 보니 초등학교 2학년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고 한다. 우리 아이가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는데, 어느 날 이 책을 교과서에서 발견할 때 얼마나 반가울까 생각하니 흐뭇했다. 아이와 어른들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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