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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친구 문자

오타 쟁이들

by 레이지살롱

아이가 휴대폰이 아직 없다. 1학년부터 대부분의 아이들이 갖고 있었지만, 우리 아이는 혼자 학원을 가거나 혼자 다니는 일들이 없어서 사줄 필요가 없었는데 2학년이 되니 내가 불편해짐을 느낀다. 휴대폰은 원래 5학년쯤 되면 사줄 계획이었는데 아이가 나가면 연락이 안 되니 내가 답답해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학년 때쯤 아이에게 사준다고 이야기했더니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요즘 놀이터를 아이 혼자 보내다 보니 약속한 시간보다 더 놀고 싶으면 친구들 전화로 전화를 하곤 한다. 나의 연락처 목록에 아이 친구들 번호 리스트가 늘어나고 있는데 아이 친구들 또한 마찬가진 인듯하다. 지난주에는 아이 친구가 카톡이 와서 아이랑 놀이터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엄마와 약속 때문에 늦게 나오겠다며 나에게 연락했다. 하도 오타가 심해서 잘못 이야기하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전화를 했다. 친구 엄마에게 카톡도 전화도 잘하는 아이들이 그저 신기했다.


나어렸을땐 친구 집에 전화해서 “00 친군데요, 00 좀 바꿔 주세요”라고 전화하는 것도 무서워서 친구가 아닌 다른 식구가 받으면 끊기도 했었던 거 같은데 아이들은 문자로 하는 대화라 그런지 더 수월하게 하는 느낌이다.


오늘 문자를 보낸 친구는 2학년 올라와서 알게 된 친구라 잘 모르는 친구인데도 이모-라고 보내며 꼬박꼬박 답문자를 보낸 것도 귀여웠다. 오늘도 번호 하나를 또 저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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