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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지살롱 Jul 12. 2022

시험기간에 책상 정리하는 사람

저예요

시험기간에 오랜만에 공부하려고 앉았지만 지저분한 책상이 눈에 먼저 들어와 공부 안 하고 책상 정리하던 학생이 어른이 되었다. 여전히 작업해야 할 시간에 딴짓을 하고 있다. 어제는 아이패드로 작업하려고 보니 아이패드 케이스가 갑자기 눈에 더 들어왔다. 꼬질 꼬질 해진 케이스를 하필 제일 바쁠 때 참지 못하고 새로 주문한다. 사실은 중요한 일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해 도망 다니는 습성이 아닐까 생각했다. 학생 때는 노트도 만들고 필통 케이스도 만들고 다양한 창의적인 활동으로 공부할 시간을 버텼다. 버틴 게 아니라 회피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그나마 지금은 스스로 만들려고 하지 않아서 몇 시간을 잡고 있지 않아 다행이었다.


하도 허튼짓을 많이 해서 요즘은 내가 다른 길로 새고 있다는 걸 금방 감지한다. 아예 그 길을 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잠시 갔다가 멈추려고 노력한다. 넷플릭스도 정말 보고 싶은 게 생기지 않는다면 의식적으로 켜지 않는다. 가끔 유튜브가 문제지만 그나마 짧은 영상들이라 다행이다. 의식적으로 노력해도 여전히 나의 습관은 살아있다. 새로운 습관이 고정된 습관을 이기려면 새로운 습관을 더 오래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 아이패드 케이스로 작업에 더 몰입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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