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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팔았다. 애증의 주방놀이

(feat. 엄마가 갖고 싶어 산 이케아)

by 레이지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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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적응기간에도, 친구 집에서도 주방놀이 앞에만 있던 아이를 위해 3살 때 주방놀이를 사줬다. 남자아이지만, 사실은 엄마가 더 갖고 싶어 산 덩치 큰 장난감이다. 사주고도 집에 마땅히 놓을 자리가 없어 거실, 티비방 여기저기 옮겨졌다가 결국 아이방에 자리 잡게 되었다. 아이방은 침대가 있어 잠만 자는 방이었지만, 주방놀이를 방에서 곧잘 가지고 놀았다.


아이가 6살 즈음되니 가지고 노는 시간도 뜸해지고.. 주위에 어지르고 쌓여있는 음식 소품 장난감들도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중고시장에 팔자고 몇 번 꼬드겼지만, 넘어가지 않았다. 그런데 7살 겨울, 스스로 주방놀이를 팔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주방놀이를 팔고 그 자리에 책상을 넣어달라고 했다. 한참 탐정 관련 책이나 영상을 봤는지 탐정 사무소를 차려야 한다고. 어쨌든 빨리 치우고 싶은 맘에 마음속에 올레를 외치며- 바로 주방 소품과 음식 소품을 모두 사진 찍어서 저렴하게 중고 마켓에 올렸더니 한 시간 내에 팔려 싹 정리가 되었다.


내가 갖고 싶어 산 주방놀이였지만, 정리가 되니 집에 빈자리가 생겨 너무 홀가분해졌다. 아직도 정리해야 할 장난감들이 한가득이지만 한편으로는 아이가 점점 커감을 느껴 마음이 이상하다. 유치원 들어갈 때도 아직 애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내가 학부모가 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다. 아이 때문에 1층으로 이사를 와서 뛰지 말라는 얘기 하지 않고 신나게 살았는데- 내년에 이사 가는 집도 당연히 1층으로 계약했는데.. 이젠 그러지 않아도 되었던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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