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구나.
휴직 중이라 아이 등교시키고 집에서 평화롭던 10시 반쯤, 조용하던 1학년 엄마들 단톡방에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떡해요 ㅠㅠ
몇 반인지 정보 있으신가요?
지금 밖에 나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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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싶어서.. 얼른 이알리미앱을 켰다. 몇 분 전 학교에서 확진자로 인해 1학년 학생들은 11시에 조기 귀가를 시킨다는 내용의 알람이 와있었다. 요즘 중요하지 않은 정보들도 많다 보니 어느새 무시하고 있었는데- 톡이 아니었으면 모르고 있었겠다. 시계를 보니 10시 40분. 단톡방에 코로나 검사를 해야 하는지 마는지 얘기가 오간다. 다른 몇 반은 반전체 검사하라고 연락이 왔다고 한다. 우리 반은 아직 연락이 없는 것 보니 우리 반 학생은 아니겠지 생각했다. 조금 있다가 반장 엄마가 우리 반은 확진받은 아이반과 급식시간이 겹치니 전원 검사를 받으라고 선생님과 통화를 했다고 했다. 지갑과 휴대폰을 꺼내고 옷을 입고 급히 학교로 향했다. 하교 후 바로 보건소로 달려갔다. 중학교 학생들이 한 반 정도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꼬마들이 몇 명 오니 고맙게도 중학생 학생들은 자기들 다 받으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먼저 받으라고 앞으로 가라고 양보해주었다. 초등학교 엄마라 그런지 그런 누나 형아들의 배려가 고마웠다. 어느 초등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전교생이 검사하러 갔다더라 하던 뉴스나 기사들을 보면서- 아이고 저런 애기들이 검사를 어떻게 받나 싶었는데.. 생각해 보니 아이는 독감 검사를 두 번이나 받아본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검사하시는 분들은 숙련된 움직임으로 아주 빠르고 순식간에 훅- 훅- 끝내주셨다. 순간 아이도 놀랐으나 초1이라 그런지 울지도 않고 무언가 대단한 걸 끝낸 거 마냥 씩씩했다. 아이는 검사받고 나오면서 같은 반 친구는 엄마도 같이 검사받더라고 이야기했다. 나중에 물어보니 아이가 안 받으려 할까 봐 먼저 솔선수범 하셨다고 한다. 우리 아이는 그 아이가 먼저 검사받은걸 보고 수월하게 검사받을 수 있었는데, 그 엄마가 첫 스타트를 끊어준 덕분에 그 뒤에 아이들도 검사를 잘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다행히도 다음날 음성 판정이 나서 한시름 놓았고 학교 친구들 중 아무도 전파 감염된 아이들이 없었다. 어쩌면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마스크도 잘 쓰고 있고 거리두기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 고맙다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