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 보내고 싶은데 세상이
해가 뜨긴 하는 건가
7시인데 아직 어둑어둑하다.
어제 이 시각에는 지금보다 밝았던 것 같은데.
기억의 오류인가.
쨍~한 해보다는 구름 가득한 하늘을 더 좋아하지만
유난히 추운, 오들오들 떨리는 긴장이 싫어 따뜻한 햇빛을 기다리는데 아직 멀리 있는 것 같다.
슬프게도 뚜렷한 사계절이 사라지고 있지만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시원한 '가을'이다.
시원함보다 조금 더 찬 코 끝 찡해지는 차가움까지는 좋다.
따뜻한 봄보다는 가을.
여름과 겨울은 너무 성격들이 강해 싫다.
그래도 굳이 하나 고르라면 여름보단 겨울이 좋았다.
차가운 공기 속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귤을 까서 먹는 소소한 즐거움이 땀 흘리다 먹는 수박의 시원한 달콤함보다 좋았으니까.
이제는 모르겠다.
유난히 추운 이번 겨울을 지나고 있는 지금,
좋아하던 파스텔톤 흐림마저 춥게 느껴진다.
바이러스 공격에 한방 맞고 일상이 무너지는 상처를 입었는데 그 이후엔 인류 대통합이 아닌 각자도생의 길로 앞다퉈 가느라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모습에 찬바람이 불어오는 거 같았다.
오래전 학교에서 들었던 인간의 성선설, 성악설, 성무선악설 논쟁이 떠오른다.
배울 땐 별생각 없었는데 이제 와서 성악설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를 탓하며 전쟁을 일으키고 그 행위에 정당성을 주장하고 상대의 같은 행위는 비난한다.
그런 상황이 자꾸 늘어나면서, 설마 했던 일들이 현실로 실현되는 걸 목격하면서 상처치유는 기대할 수 없게 된 것 같다.
360도 회전하는 롤러코스터를 벨트 맬 겨를도 없이 탄 기분이다.
추운 겨울 집에 들어와 이제 좀 쉴까 하는 순간 집이 한 바퀴 굴려져 아수라장이 된 상황이랄까.
오들오들 춥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싶은데 너무 큰 욕심인 건가.
세상이 혹한겨울이다.
해를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