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과 재시작

멈춤인가, 시작인가

by 레이지제스트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시기를 앞두고 엄마 손이 정말 필요한 시기라는 이유로,

그동안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일한다는 욕심으로 뺏은 부모님의 자유를 늦었지만 돌려드려야겠다는 이유로,

스포츠 마케팅, 사회공헌 커리어 문을 닫았다.


공식적으로 내세운 퇴사 이유 외에 큰 중심을 차지한 이유는 "불안함"이다.

지금 이 순간 또한 지나면 아쉬울 가장 젊을 때일 텐데 이미 늦은 것 같은 두려움이 몰려왔다.

40을 눈앞에 둔 시기, 10여 년을 스포츠 산업 현장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었지만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인생아, 넌 어디로 흘러가니


어떻게 살아야 할지 구체적인 생각도 계획도 목적도 없었다.

즉흥적인 조각들이 모여 그 순간을 만들었을 뿐.


그나마 방향을 잡은 건 대학 입학 시기 첫 독립을 할 때 음 생각했던 "오늘을 살자"는 인생의 가치였다.

다른 사람한테 피해 주지 않고, 욕심부리지 말고, 지금을 즐기면서 살아야겠다는 핵심을 지키며 살았다.


그렇게 인생의 흐름 속에서 졸업 후스포츠 매니지먼트 유학을 했고,

재미있으니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어 문을 두드렸다.

성장하고 있는 분야여서 전문가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욕심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 달랐고,

형체가 잡히지 않은 시장에 어수선한 틈을 타 이미 들어와 현장을 휘젓는 사람들이 있었고,

성장하는 시장일 거라 기대했는데 이미 꼰대들이 장악한 시장인 것 같아 실망을 하던 시기.

막연하게나마 그리던 찬란한 미래와 현실의 괴리감에 한없이 하강하던 때.


힘이 되는 사람에 기대고 싶은 약한 마음이 피어나고,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서 계획에 없던 결혼을 하게 된다.


이렇게 전혀 그려보지 않은 궤도에 접어들면서 나의 커리어도 다른 궤적을 그리기 시작했다.


피해는 주기 싫어 책임감은 강한데, 피해를 입고 싶지 않은 자존심 또한 강한 나로서는 스포츠 마케팅 업무가 장기적으로 할 수 없는 분야라 생각했다.

일에 대한 욕심도 없었으니 아이들에게 미안했고,

그렇다고 배려해 주는 동료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안고 계속 일할 수도 없을 것 같았다.


이런 현실에서 버텨본 들 몇 년 더.

아이들에게도, 동료에게도, 부모님에게도 미안한 상태로 계속 일해야 하나?

수백수천을 버는 일도 아니고.

미래가 보이지 않은 일을 계속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부모님께 더 늦기 전에 자유를 돌려드리고

회사에서 눈치 보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아이들을 케어하면서 할 수 있는 인생 2막을 시작해야겠다.


더 늦기 전에.

나는 40을 시작하면서 남들보다 빨리 준비해서 두 번째 커리어를 자리 잡아야겠다는 야침찬 계획,

인생 첫 최대의 계획을 세우며 "경력단절"을 선택한 것이다.



야심 찬 계획, 선택적 경력단절




야심 차게 앞서 남은 인생을 미리 준비하겠다며 시작한 경력단절의 선택.

여러 가지 시도를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시도만 계속하다 보니 지금이다.

과정은 길었고, 그 순간마다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자신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힘겹다.


여전히 거창한 미래의 계획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경제"... 사실 "돈"을 좀 더 쫓아다닐 걸 후회한다.

아니... "돈" 공부를 제대로 할 걸 그랬다.

지금 이 고생을 안 하지, 최소한 덜 하지 않았을까.

keyword
이전 09화경력단절의 숲에 들어간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