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첫 전시들을 보면서
대학교 전시를 관람하는 것은 언제나 재미있는 일이다. 특히 사람들은 학생들의 마지막 결과물이 전시되는 졸업전시를 보러 가곤 한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취향의 작가를 찾기도 하며, 앞으로 작업을 진행할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곤 한다.
그러나 정말 첫걸음을 볼 수 있는 전시는 따로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전시를 보지 못한다. 보러 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보지 못하는 그 전시는 바로 1학년 1학기의 과제전이다.
1학년 1학기, 대학에 들어와 3개월, 15주간의 수업을 마친 그들의 첫 작품은 아직 미숙함으로 가득 차 있다. 심지어 우리는 그들이 작업을 지속할 지도 알 수 없다. 과제전에 올라온 사람 중 누군가는 전과를 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자퇴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불확실하고 미숙한 작품 안에서 신선함을 맞이한다. 아직 기술적, 이론적으로 완성되지 못한 그들은 역설적으로 기성 미술계의 틀에게 성형되지 않았다. 아직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들은 스스로가 지닌 색 만으로 작품을 만들어 낸다. 그 색은 예전에 본 작품일 수도 있으며, 책일 수도 있고, 영화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과거는 아직 정제되지 않고 보인다.
그렇기에 나는 그 과제전이 너무나 재미있다. 아직 고리타분해지지 못한, 새로운 배움이라는 꿈을 지닌 작품에서 새로운 시선과 생각에 대한 자극을 얻는 그 느낌이 너무나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