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편 시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톰 Apr 30. 2017

낡은 노인

연신 쌈짓돈을 내 주머니에 꾸겨넣으며


다음에 또 오라하시는 낡은 노인은


그렇게 낡은 집 하나 남기시고


먼 오솔길을 걸어가신다


어린 손주 모습에서 멈춘 기억은


아직도 아이처럼 뵈셨는지


낡은 반짇고리함 속엔


알사탕이 한줌이었다


손수 손가락으로 개어 먹여주셨던


쓰디쓴 감기약 맛이 입을 감싸와


사탕하나 입속으로 굴려본다


참, 박하향은 싫다했는데


오늘도 쓰디써서 한개 더 입에 물었다


끝까지 손주마음은 몰라주시고


삐걱대는 무릎으로


그렇게 영영
돌아오지 않을 먼 길을 걸어가셨다


매거진의 이전글 첫사랑의 기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