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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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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톰 May 06. 2017

취객의 사정

이보시오 내 얘기좀 해보렵니다


평범히 자라 사랑하는 이를 만나

행복이 생기고 아이를 만들며

그렇게 모든것을 만족하며 살았다오


어느덧 히끗히끗 새치가 자라고

혼자 저녁을 먹는 시간이 많아지며

아내가 떠나가고 자식이 멀어지니

나의 행복은 작은 가족사진이 전부더라오


조그만 아이 목마태우며

세상을 돌아보던 아버지의 어깨엔

무거운 삶의 고단함이 얻혀졌고

이악물고 뛰었던 어제는 고스란히

찻물에도 이시린 나약함만 남았다오


바쁜 세상살이 어련히 잘지내겠지하면서도

얼굴한번, 목소리 한번 듣고 싶은게 욕심이오


이번 주말에는 내려올까 준비한

우리손주 용돈은 이렇게 한잔 술이 되었으니

섭섭하진 않지만서도

우리 아버지도 이랬을까 싶어

고향에 내려가 산소에서 술한잔 하렵니다


긴말 듣느냐 욕봤소

그럼 이만 내 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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