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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sky Dec 22. 2021

03. 벌써 퇴사하고 싶어요

출근한지 고작 3개월을 갓 넘겼을 뿐입니다.

이직한 회사에 출근한지 고작해야 3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 나는 벌써 또 퇴사하는 꿈을 꾼다. 지금까지 3개의 팀을 거쳤지만 모든 환경에서 늘 퇴사를 꿈꾼 듯 하다. 이정도면 회사와 나와는 맞지 않는 것일지도.(물론, 회사와 맞는 사람이 어디있겠느냐만은.)


무력함에 젖어드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인 듯하다. 왜 이 일을 해야하는지 알지 못한다. 일을 하는 과정에 생기는 변수들을 확인하는 과정 자체가 두렵고, 의지가 없다. 성장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성장하고 싶지 않다.


간만에 반항을 했다. 

요즘 일찍 일어나 업무를 종종거리며 보고는 했다. 오늘은 일찍 일어났지만, 퇴직연금이나 증권계좌를 조금 둘러보았다. 나는 미래에 어떻게 살 것인가. 나, 퇴사해도 먹고살 수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뭘까. 


답이 안나왔다. 사실 답은 알았다. 이 회사에 바짝 붙어서, 열심히 죽은 듯 일을 하면, 아마도 먹고 살 수 있을 테다. 그 돈을 열심히 모아서 알뜰살뜰 재테크를 하면 나이가 조금 들어서도 굶지는 않을지도 몰라.


그런데 과연 몇살까지? 아직 30살도 안되었는데, 40, 50은 너무 까마득하다. 이제야 회사라는 곳을 다닌지 3년이 되었고, 고작해야 두번째 회사를 다니는 중이다. 직장인으로써의 삶이 이렇게나 가혹하다는 것을 너무 빨리 알아버렸다.


정말이지, 죽기보다 다니기가 싫다. 숨이 콱 멎어버리면 좋겠어. 그럼 그만두어야 하는 것이 맞는데, 두렵다.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나의 가치를 '대기업 직장인' 일 때 가장 빛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여기서 퇴사하면 끈기없는 사람, 아 결국 나는 이정도 사람이었구나 싶을까봐 두렵다. 퇴사하고, 이보다 더 빛나게 살 수 있을까. 내가 진정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답이 안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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