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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아 Jun 22. 2022

예스맨(Ja-Sager:in)

10. 프리 하지 않아야 살아남는 프리랜서 통번역사

최근 수년 사이에 인식의 변화가 있었던 걸까? 아니면 시대의 변화 때문일까? 프리랜서라는 말이 널리 자연스럽게 쓰이고 비교적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있는 느낌이다.


보통 프리랜서 시간 활용이 자유롭고 본인이 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으며, 조직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워라밸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인식된다.

하지만 이를 달리 해석해보면 언제든 일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원하는 일만 골라서 하는 경우 생계유지가 어려울 수 있 조직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말이다.

통번역사의 경우는 인하우스 형태로 기업에 고용된 경우를 제외하면 바로 이 프리랜서(개인사업자)라는 지위를 갖는다. 프로젝트마다 계약 기간과 조건이 천차만별인 용역계약으로 묶인 외주 인력이라는 뜻이다. 




앞서 언급한 뚜렷한 장단점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프리랜서 통번역사로 비교적 만족스럽게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번역의 경우 수개월간 시간과 영혼을 갈아 넣 큰 프로젝트 이후 새로운 프로젝트가 들어올 때까지 기약 없이 쉬었던 적도 있고, 다양한 주제의 대량 번역을 소화하면서도 동시에 통역을 위한 국내외 장거리 출장도 마다하지 않 경우도 있다. 그럴 때면 이동하는 차, 비행기 안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항상 팀을 짜서 일하던 파트너 선생님은 항상 신기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곤 했다)


보통의 일과 마감시간 직전에, 혹은 그 시간을 지난 늦은 밤 급하게 다음날 아침까지 마무리를 부탁하는 번역 의뢰가 들어오기도 하고, 설이나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에 분량도 많고 묵직한 번역 의뢰가 들어오기도 한다. 기에 가까워져 잠수를 타버린 통번역사의 대타로 현장이나 프로젝트에 긴급 투입되기도 하고... 아이러니하게도 꽤 열악한 환경이나 조건의 일을 해결해주며 다수의 에이전트나 거래처의 신임을 얻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단순한 생존만을 위해 무리한 조건을 수용할 필요도 없으며 거래처를 설득하거나 나에게 필요한, 나다운 프리랜서 라이프를 위해서 조건이나 한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리고 수용 가능한 열악한 환경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통역 현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로 큰 부상을 입은 프리랜서 통역사의 힘겨운 싸움이 보도된 바도 있지 않은가.


물론 이 또한 충분한 경험과 경력이 쌓이기 전에는 전혀 실감하지 못했기에... 취업과 프리랜서 통번역사로서의 활동을 두고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실패와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직간접적인 경험담이나 주변에서 들려오는 현장의 이야기들을 귀담아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2022년을 살고 있지만 현장은 우리의 예상과 다를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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