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면 바로 행동하기

by 리도란

생각나면 바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30분 있다가 운동 나가야지.’

‘이 일은 내일 오전에 해야겠다.’

‘저녁까지 먹고 설거지하자.’

‘음식물 쓰레기는 오늘치는 얼마 안 되니까 내일 것까지 모아서 버려야지.’


이런 모든 생각들은 결국 행동을 지연시키고, 그 지연은 사람들의 뇌리 깊은 곳에 일종의 심리적 부채(debt)를 남긴다. 나는 이 부채를 ‘의무 부채’라고 부른다.




관리자가 된 지 이제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처음 관리자가 되었을 때는 ‘관리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어깨 너머로 관리자스러운 행동, 관리자다운 태도를 배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2년쯤 지나 관리자로서의 삶이 조금 익숙해지자, 이번에는 일정에 쫓기고 정보의 홍수에 압도당하는 일이 시작됐다. 나는 가능한 한 그날 수신한 메일과 메신저는 그날 읽고 답장을 보내는 편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쏟아지는 연락에 대응하느라 회의에 집중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다.


회의에 몰입하려 하면 연락을 대응할 여유가 없고, 연락에 응답하다 보면 회의 중에 회의에 집중하지 못한 채 딴짓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매 수업 시간마다 다른 과목을 공부하던 학창 시절처럼 집중의 효율이 떨어지는 삶이 반복되었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GTD 도구였다. ‘일이 되게 하는(Get Things Done)’ 시스템으로, 무료 도구도 많이 나와 있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오늘 할 일, 이번 주 할 일, 이번 달 할 일 등을 분류하고 정리하면서, 까먹지 않고 일처리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식이다.


GTD 도구를 활용하며 업무에 일정한 우선순위가 생기긴 했지만, 연락의 빈도는 여전히 무지막지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메일이나 메신저 연락이 너무 잦아 힘든 분이 있다면, 하루를 정해 그날 들어온 연락을 분석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나에게 꼭 필요한 연락이 실제로 얼마나 되는가?'를 점검해보는 것이다.


나 역시 이 과정을 직접 거치며 생활을 재구성했다. 분석해보니 대부분의 연락은 ‘내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필요한 것’이었다. 정보에 대한 갈증을 조금만 내려놓고, 굳이 읽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제외하기 시작하니 하루에 진짜 필요한 연락은 10건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종의 ‘연락 미니멀리즘’을 구현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나 조직, 주변 상황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각 정보 카테고리마다 가장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정해두면 된다.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기보다, 필요할 때 능동적으로 꺼내 쓰는 방식이다. 이른바 정보의 ‘휴민트 네트워크’를 만들어 두는 것이다.


효율화된 업무 방식, 명확한 우선순위, 줄어든 연락 빈도. 이쯤 되면 ‘할 만큼 다 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진짜 중요한 마지막 단계가 남아 있다. 바로 ‘생각났을 때 바로 하기’다. 나는 이 단계를 귀찮음도 없고, 미루는 일도 없으며, 마음의 부채가 0이 되는 상태라고 여긴다.


아침에 출근했을 때 책상 위에 어제 마신 생수 페트병과 잡동사니가 널려 있다면, 일도 공부도 그 환경에서 시작하면 집중력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괜찮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연구 통계가 그렇다. 그러니 바로 정리하는 게 맞다.


저녁에 잠들기 전, 싱크대에 저녁에 사용했던 그릇들과 음식물 쓰레기가 조금 남아 있다. 내일 아침에 해도 되고 반쯤만 해놔도 되겠지만, 그냥 지금 해버린다. 그러고 나면 ‘설거지를 해야지’, ‘음식물 쓰레기를 내다버려야지’ 같은 의식은 더는 머릿속에 남아 있지 않다.


이런 사소한 행동에서 시작해 업무 전반으로 확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의사결정자에게 필요한 메모 전달하기, 오늘 겪은 사건사고에 대한 리스크 정리하기, 내년도 로드맵과 KPI 관련 인사이트를 바로 기록해두기, 회의 전에 안건 읽어보기, 면접 들어가기 전에 면접자에 알맞은 질문 리스트 정리하기, 평가 면담 전에 셀프 평가 읽고 코멘트 준비해두기 등.


대부분의 일은 미루려면 얼마든지 미룰 수 있지만, 막상 바로 처리하면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리고 마음의 부담감은 거의 0에 가깝게 줄어든다.


내 일상을 조율하고 정돈하며, 여유 시간을 확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생각났을 때 바로 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이 습관은 삶 속에 무심코 남아 있던 심리적 부채까지 함께 정리해준다.


모 예능 프로그램에서 말했듯, 운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다른 어떤 것보다 먼저 ‘운동화를 신고 끈을 묶으면 된다.’ 지금 바로 무언가 떠오른 일이 있다면, 운동화 끈을 묶듯 그 일의 첫 걸음을 내딛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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