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천사가 살고 있어요.
정말 작고,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기 천사.
나비를 좋아하고요, 원숭이를 좋아하고요,
아, 물론 아기곰 집을 가장 좋아하지요.
허벅지가 통통하고요, 무당벌레를 재미있어해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엉덩이를 들썩들썩,
작은 발을 콩콩, 고개를 흔들흔들,
온 몸으로 흥을 내요.
새근새근 잠자는 모습은 정말이지
세상의 모든 악함과 슬픔들 다 잊게 해요.
진짜 천사가 있다면 이런 역할을 하지 않겠어요?
작은 천사는 우리 집에 많은 웃음을 주었어요.
아무리 유능한 코미디언도 할 수 없었을 만큼 아주 많이.
천사는 우리에게 어떻게든 살아가야 할 책임감도, 어려운 것에 도전하게 하는 용기도, 고통을 이겨내는 인내심도 주었어요. 세상을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도 알려 주었어요.
나의 아기는 언제까지 이렇게 천사 같을까요?
누군가의 가장 순수한 상태를 알게 된 것의 반작용으로 나는 걱정이 많아집니다. 나의 무지함이 천사의 손발을 묶고, 나의 부덕함이 천사의 눈을 탁하게 하고, 나의 욕심이 천사의 날개를 꺾는 건 아닐까, 어쩐지 나는 벌써부터 죄인입니다. 나의 아기가 나의 단점을 닮지 않기를 바랍니다. 나보다는 좋은 세상에서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엄마도, 어쩌면 엄마의 엄마도, 그 엄마의 가장 엄마부터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천사가 날아가 버리는 날이 오겠지요?
나는 아무래도 이 작은 천사가 없었던 삶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