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에 대해 눈 뜨게 된 계기

맛이란 무엇인가?

by 채은경


안녕하십니까, 봄꽃 화성이라고 합니다.

저는 오늘 매주 수요일 이야기하게 될 맛에 대한 생각에 대해 얘기할까 합니다.


수많은 음식, 수많은 맛들이 있겠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오늘은 맛에 대해 눈 뜨게 된 계기에 대해 얘기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렸을 적 집안이 어려워 용돈을 500원, 1000원씩 받았습니다. 그래서 간식도 100원 하는 밤맛빵을 자주 사 먹었죠. 그리고 파리바게뜨나 크라운 베이커리 같은 곳은 부자들이나 가는 줄 알았습니다. 때문에 가족이 고깃집에 가거나 하는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갔다 하면 그날은 뽕뽑으려고 마구 먹었죠.


하지만 맛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억을 살펴보면, 한창 패밀리 레스토랑이 유행했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때는 동네 주위에 <스카이락>이라는 나름 동네에서는 유명한 레스토랑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아버지가 시킨 메뉴의 통감자가 있었는데 어찌나 맛있게 익었는지, 어린이 세트를 꼭 가면 시키고 이쑤시개로 깃발을 만든 걸 뽑던 저도 그 통감자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그때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아도 가족이 행복한 식사를 했던 게 떠오릅니다.

그 외에는 또 다른 레스토랑에 가서 함박 스테이크를 처음으로 먹어보던 날. 너무나 부드러워서 맛있다고 잘 먹었던 기억, 또 라이브 카페가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이게 이렇게 행복한 일인가 하고 눈물을 참았던 날이 생각납니다.


또 횟집을 가서 대, 중, 소를 4인 가족이 모두 클리어했던 게 아주 대박 사건이었습니다. 그리 대식가가 아닌데도 심지어 여형제 2명인 집이 초등학생이... 계란찜도 리필해 가면서 세꼬시도 아주 야무지게 먹고 회와 매운탕을 다 먹은 게 강렬한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때의 맛과 관련된 기억은 그다지 없습니다.






여기까지 늘어놔보면 정말 궁금합니다. 대체 맛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어릴 적 어머니가 직접 해주신 생선가스와 꼬막무침을 기억합니다. 보크라이스의 맛도 기억 안 나지만 그게 맛있었다는 것도 기억합니다. 저는 그러고 보면 상당히 밥맛에 예민했던 것 같습니다.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스타일이지만 어느 날은 밥생각이 없다며 맛있는 걸 봐도 쌩하니 등 돌렸습니다.


그러던 제가 불과 몇 년 전, 성인이 되어서 한참 후에야 맛있는 집, 맛난 음식, 맛집을 찾아다니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한참 예전에야 느끼고 있는 걸 전 어느 대형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중화요리 가게를 가서 짬뽕을 먹다가 우연히 느낀 것입니다.


그때는 정말로 맛있어서 맛있다! 를 속으로 열창하며 계속해서 먹었습니다.

사실 과거를 회상해 보면 제가 맛있는 짬뽕을 먹어본 적이 드물긴 했습니다. 가난한 집에서 부모님이 돈을 모아 비교적 큰 신도시로 이사 왔을 때였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10번 먹으면 쿠폰으로 탕수육을 준다길래 모아서 줬더니 이도 안 들어갈 정도로 딱딱한 탕수육을 준 곳도 있었을 만큼 동네 짬뽕집만 대충 시켜 먹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원, 나 이거 참.

맛있는 짬뽕이라는 것에 대한 갈구를 가지게 된 겁니다.

그리고 그건 비단 짬뽕만이 아니었습니다. 맛있는 요리,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욕구로 이어진 겁니다. 막 태어나 유치원생 때는 밥 먹기가 싫어 요구르트 한 병만 빨던 애가, 초등학생 때도 친구가 뭐 사줄까? 하면 먹을 생각이 없다고 고개를 젓던 애가 말이지요.


그렇게 저는 맛있는 밥이란 사람의 생명을 책임지고, 그저 육신에 영양을 주는 것이 아닌 영혼의 식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가짓수가 많은 뷔페여도(뷔페를 비하하는 건 아닙니다) 단 하나의 엄청 맛있는 사골국이 있다면 후자가 낫다는 사실을 30대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전엔 뭐 했냐고요? 아, 저는 여기서 고백합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인 걸 고등학생 때야 알아서 급식을 먹을 때도 철저히 가리다가 다이어트가 실패하듯이 식단 관리가 실패하고 나자 그냥 마구 먹고 맙니다. 그렇지만 심한 변비가 있었기에 기본적으로 먹는다는 행위에서 그리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고등학생 전에는 제 몸에서 가스가 새 나왔기에 도대체 어떤 병명인지도 몰랐습니다. 그저 밥 먹고 누워 있기를 반복했습니다. 운동을 해야 했는데 그걸 몰랐던 거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친구들과도 거의 밥 먹고 카페를 갔지만 대화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꼈지 맛집이다!라는 것에서 비교적 큰 즐거움은 못 느꼈습니다. 아, 그렇지만 고등학생 때 학교 앞 돈가스집이 사라진 건 참 아쉽네요. 그때 왕돈가스 두 세 덩이를 친구들과 먹으며 즐거웠는데... 할머니가 하시던 가게였는데...


아, 그리고 영혼의 식사이기에 맛집, 맛난 음식들은 저절로 기억에 남으면서 행복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맛을 좋아하시나요? 어떤 행복을 지금껏 쌓으셨나요?


부러운 여러분의 일대기를 알려주세요!

맛집 추천 언제든 받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행복하세요~!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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