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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May 17. 2022

아뉴스 데이

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일은

신의 영역이라는 것을 나는 곧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인간의 사랑은 신의 사랑을 닮아보려 노력하는 것 조차 힘들었다.


너무나도 약하고 오만한 나는 이내 초라해졌다.


단 한번의 흔들림에도 수십 수만 번의 진동을 느끼고

내가 나로서 있는 일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불쑥불쑥 솟는 두려움은 온갖 생각 속으로 파묻혔다 떠올랐다.


이미 사랑은 일그러져 마른 장작처럼 오그라들었고,

미운 형상만이 덩그라니 남아있다.


그럼에도 희망을 바라고 구원을 바란다.

그 약함이 겨우 쓰러진 자리에서 설 수 있게 했다.


모든 것이 역전되고 반전된 이 세상이 사랑이라면

나는 사랑이 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의심한다.


나는 악에서 구원받기를 기도한다.

이 마음 자체가 신성모독일지도 모른다.


울음은 사치고, 자기연민에 빠진 스스로는 마음속을 빙글빙글 맴돈다.

혼자 만든 지옥에서 빠져나올 길은 요원해 보인다.

그저 쏟아지는 슬픔을 시간이 주는 축복 속에 바친다.


이 모든 것을 언젠가 웃으며 추억하리라고

앞서 간 이들이 증명해 주었다고

가슴으로 깨달으려면 시간 외에 또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평화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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