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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zzy Jun 23. 2021

근육의 지점

쓰임을 알아가다 보면 내가 모르는 느낌도 알게 되겠지

드뎌 또 새 운동법을 영접!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힙 쓰러스트(Hip Thrust) 운동법을 학습했다.

긴 벤치 끄트머리에 등의 날개뼈 아래를 기대

몸을 젖힌 뒤

다리는 벤치 앞에 11자로 놓고

발은 골반 너비로 넓혀 놓고 뒤꿈치를 누

허리를 위로 올렸다 내리는 포즈를 반복하는 것.

한글로 엉덩이 밀쳐내기 정도 될 듯하다.

힙 스퀴즈, 엉덩이 짜내기로 잘못

기억하고 나서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힙 쓰러스트, 트러스트, 스러스트 등으로

운동 효과가 여러 모로 정리돼 있었다.


https://youtu.be/lN1nU8lD__w

4분 25초에 옥주현이 홈트레이닝 도중, 힙쓰러스트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온앤오프 프로그램 중에서


힙 쓰러스트를 할 때 바벨을 배꼽 밑에 두는데,

바벨을 손으로 들어올리지 않고 그저

위치를 고정하는 정도로 잡고만 있다.

배에 무리가 가지 않게 일반 매트 접어서

바와 배 사이에 끼고 다.


이때 고개를 뒤로 확 젖히지 말고,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위 아래로 하체 동작에 따라가게 하고

턱은 당겨준다.

처음에 할 때는 고개가 너무 어색해서

목에 신경이 쓰였는데,

턱을 당겨준 상태를 유지하니

더이상 목이 아프진 않았다.


이 운동은

티브이나 헬스장에서 다른 사람이

하는 걸 종종 본 운동이었다.

눈으로 볼 때는 장히 어려워 보였는데,

배워 보니 누구나 할 수 있을 법한 운동였다.

집 바닥에서 손을 바닥에 대고

몸을 젖혀 힙을 올렸다내리는 브릿지 자세를 할 수 있으면

가능한 자세였다.

특히

엉덩이 근육인 둔근을 쓰는 운동이라고 한다.

이 자세를 할 때는 엉덩이에 힘이 들어간다는데,

여전히 좀 둔한지

무릎이 더 힘이 들어간 것도 같고

배에 힘이 들어간 듯도 했다.

앞꿈치를 쓰면 무릎으로 힘이 가서

앞꿈치에 바벨 링 같은 거 놓고 밟고 했다.

뒤꿈치로만.

그러니 조금 엉덩이 근육을 쓰는 것도 같긴 한데

여튼 아직 둔하다.

이럴 경우, 나처럼 둔근을 쓰고 있는지

인식이 덜한 경우는

이상근이라 하여, 엉덩이 안쪽 보이지 않는 그 근육이

너무 오래 좌식 생활을 해서 무감각해져 그렇다고.

그쪽 근육을 골프공이나 지압볼 같은 걸로

자주 풀어주면 좋다고 한다.

실제로 허리와 엉덩이쪽 근육이 당기는 사람은

이상근 스트레칭을 평소에 틈틈이 해서

뭉치지 않도록 해줘야 허리에 무리가 덜하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jasengmain&logNo=222348400137&proxyReferer=



오래 앉아있는 게 정말 안 좋다는 걸

또 실감했다. 몸이 둔해진다는 게,

고정된 자세를 너무 오래 해서라는 사실이

좀 신기하다. 인간의 몸이

은연중 자기가 매번 반복는 행동에 따라

고정되고 그 안에서 살려고 발버둥치며

반응을 해주는 일련의 아픔들이

너무 합리적으로 느껴졌다.

어딘가 아프다면 무감각하다면

그쪽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것.

가령 내 어깨와 쇄골 쪽도 마찬가지인데,

오른쪽보다 왼쪽이 아프다 느꼈는데

그건 또 내가 왼쪽으로 턱을 괴거나

기대 앉는 습관이 있어서라.

근육은 정직하구나.


몸의 감각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자.

나는 예전에 감정이 무딘 친구와

가까이 지낸 기억이 났다.

그는 날씨에 둔감했고 하늘이 유난히 맑은 날에도

달빛이 강한 밤에도 바람이 센 어느 날에도

그런 것들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에 비해 나는 하루 동안 변하는 날씨에도

민감한 편이고 계절 변화는 심하게 타는 편에다가

바람의 세기에도 기분 영향을 받는 편이다.

그걸 사회생활하는 타인에겐 굳이 드러내진 않지만

늘 의식하고 살고,

가까운 이에게는 그게 드러날 수밖에 없는데

친구는 너무 아름다운 하늘을 자신은

같이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좀 미안해 했다.

나는 관심 없어,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구나

계절이 변하는 게, 장마인 게

기분에 그토록 영향을 미칠 수 있구나

그렇구나 이해했다.


그런 기분이, 반대인 어떤 이의 무덤덤함이

떠올랐다.

어떻게 힘들게 운동하는 때에도

내가 어느 근육을 쓰고 있는지,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못 느낄 수가 있지? 좀 답답하긴 한데

그래서 기분이 나쁜 건 아니라

그저 좀 둔해서 불편하구나 정도다.

시간 지나면 느끼겠지 싶은 일말의 기대감

정도를 가진 채.


운동의 점진적 효과를, 겸허히 내 일상의

부분으로 믿어야겠다.

그렇게 재밌으니깐

다들 헬스장에서 한 명 한 명 엄청 진지하게

홀로 운동들을 하는 거겠지.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라기보단,

자기 만족의 어떤 재미를 느끼니깐,

저마다 중독이 되는 거겠지 싶다.

아직도 여전히 거리는 멀지만

새 운동을 또 하나 배웠으니

조금 또 운동에 가까워졌다.

무딘 감각에 날이 설 때까지

난생 처음 운동에 재미라는 걸 느껴보고 싶다.

몰랐지만 알면 더 유익할 근육통마저도!


인과 관계가 드러나는 근육, 몸의 쓰임에 점점

흥미를 느끼고 있는데 움직임 그 자체

내 몸의 느낌에도 재미를 찾는다면,

유레카! 탐험가 발견마냥 즐거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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