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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zzy Jun 28. 2021

덤벨은 만능이구나

운동엔 진심

덤벨 운동 종류법이 꽤 많아서

배울 때마다 생소하고 신기하게 느껴진다.

어떤 자세로 하느냐에 따라 내 몸의 다른 부분들이

강화된다.

바닥에 대고 누워서 할 때가 있고

벤치에 기대서 할 때가 있고

정자세로 등을 세우고 앉아서 할 때도 있다.

각각의 포즈마다 운동 부위도 다르다.

가슴 운동, 등 운동, 어깨 운동 등.


이번에 배운 것은 덤벨 프레스로 어깨 운동인데.

덤벨을 직각으로 들고

주욱 들어 올려 직선으로 뻗쳐 주었다가

다시 내려올 때 팔 직각을 유지해준다.

올렸다 내렸다 반복.

이때 팔꿈치가 뒤로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덤벨을 내릴 때 무게를 감당하고 천천히 내려준다.

처음엔 양 손에 3kg로 했다가

어깨가 아팠고 2kg로 교체했다.

양 팔이 4kg를 견뎌 주었다.

벤치에 앉아서 했다.


얼마 전에도 분명 배웠는데,

머리론 약간 생소하고

몸은 좀 자세를 잡아주기도 하고

오락가락 했다.

정말 스스로 내 몸에게

너 참 애쓴다, 싶었다.

폼이 약간 우스웁게 느껴지면서도

열심히 하면 자세가 바르게 될 거란

믿음으로 그 순간엔 진심으로 노력했다.


운동은 몸이 기억하는 거라는데,

몸의 기억력이 높아지려면

그 시간 투자를 얼마나 해야 할지,

아직 먼 길 같아 보이긴 했다.


그럼에도 과정을 즐기자고 굳게 마음 먹었으므로

순간 순간 운동하는 시간만큼에라도

최선을 다하자 싶은데,

진짜 안 따라주긴 한다.

몸이 무겁다는 생각도 절로 들고

뭔가 폼이 안 난다.

결정적인 게 바로 그 자세다.

운동 선생님의 자세는 매우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절도가 있는데 내가 하면 흐물흐물.

뭐랄까.

폭포 vs 수돗물.

호랑이 vs 멸치 느낌?

어느 글에서

Effortless 순간에 대한 늬앙스를 봤는데

이때 effortlesss는 노력하지 않는다는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니라

애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

가령 세계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기록을 낼 때 자연스럽게 보이지

그게 막 애쓰는구나 싶지 않은 것처럼,

무대에서 춤을 잘 추는 퍼포머를 볼 때도

그가 막 노력해서 춤추고 있다고

인식되지 않고 으레 당연스레 느껴지는 것.

자기 힘의 100퍼센트를 쓰지 않고

조금 남겨 두어도 잘하는 게 보이는 것.

그게 effortless의 늬앙스였다.

뭔가 공연 중 멋진 장면에 잠겼을 때

그 퍼포머의 effortless한 여유를

맛보게 되는, 그런 어감이었다.

운동할 때 그런 effortless한 순간을

교육자에게 느낀다면 배우는 입장의

나는 effort 노력하고 있다.


시범을 보는 것과 내가 직접 해보는 게

너무 달라 사실 그 순간이 좀 흥미롭고 재밌으면서

현실 자각 타임이기도 하다.

아마 여기서 많이 창피하거나 좌절을 느끼면,

운동 DNA를 타고난 체육인일 테고

이게 나를 내려놓고 그냥 상황이 시트콤 같고

내가 너무 모자라 웃기게 느껴지면

운동과 거리가 먼 평범한 사람 같다.

나는 후자이다.

그런데 같은 가족인데

동생은 어릴 적 체대생이냐는 질문도 받고

카튜사 입대 시 최고체력상을 받았고

평행봉도 잘하고

한때 운동에 미쳐 있던 것을 기억하면,

나도 그 DNA 중 일부가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았지만 지금껏 사는 동안

단 한 번도 느껴본 적 없었다.

새로운 걸 접하는 데 거부감이 없는 유형이라

운동 탐색만 지속했을 뿐이다.

그런 노력이라도 한 게 어디냐,하는

합리화에 빠져

나는 오늘도 운동을 내 딴에는 열심히 임했고,

또 내일도 운동하는 시간만큼은

운동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이렇게 운동하다 진짜 나 운동 즐기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잘하는 건 솔직히 바라지도 않고

좋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궁금하다. 스스로에 대한

질문으로

오늘도 운동 기록을 남긴다.


가수 김종국이 늘 운동에 관한

어록을 남기는데

이번에 또 뇌리에 남은 건,

돈은 쓰면 새나가도 체력은 쓸수록 되돌아온다는

식의 말을 했는데,

무언가를 하면 할수록 되돌아오는

역설적인 매력 중에 체력이 그렇다는 데에 감탄했다.

너무 공감. 제대로 느껴본 적은 없으나 머리론

백 퍼센트 이해했다.


체력은 돌아오는 거야!

제발 돌아와 체력!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가 다시 갖고 오는 동작을 할 때 쓴 덤벨. 이런 운동을 하면 내 어깨가 미쉐린처럼 너무 부푸는 거 아닐까 고민했는데 그런 걱정은 진짜 쓸데없는 거였다.
수영 배울 때도 어깨 떡 벌어질까 고민했는데 접영 다 배우고도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덤벨도 처음 같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내 어깨는 그대로  -_-
덤벨 프레스 즐겁게 하자.
각종 덤벨 사용법이 설명된 책을 사러 서점에 갔다가  왠지 책 펴놓고 따라하게 될 것 같진 않아 놓고 나왔다. 실용적인 다이어트 책이었다.


사람의 몸은 참 다양한 쓰임으로 단련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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