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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아프레스 Jul 27. 2021

서른

연골의 퇴행이 시작되는 나이

이론과 실습?!

혼자만의 규칙을 만들고 싶어서

운동 60분을 하면 30분은 운동 관련 책을 읽고 있다.

요새 는 책은

재활의학과 교수 정선근 저, '백년 운동'이다

'척추, 관절 아프지 않게 100세까지 운동하는 방법'

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제목 그대로 나이 들어서도 계속 척추와 관절에

무리가지 않고 하는 올바른 운동 방법을 알려주고,

운동을 꾸준히 바르게 할 것을 독려하는 책이다.

특히 근력 운동을 그림과 곁들여 매뉴얼로

제시해 이해가 쉽다.

근육 이름과 운동 이름, 운동 순서 등을

근육 쓰임별로 설명해준다.

운동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된 3,4부와

운동이 좋은 점을 이론적으로 설명해주는 1부 파트를

번갈아 보는 중인데, 오늘 읽은 부분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1부 3장

'딜레마의 주인공-힘 받는 연부조직' 파트에

소개된 사실,

'서른'이 연골, 힘줄, 인대 등이 노화 직전 최고점을

찍는 나이라는 점이었다. (70~73p.)

말초신경, 근육, 뼈, 연골의 노화 속도가

다른데, 그 중 연골이 "서른 즈음

최고점을 찍은 후 바로 하강 곡선을 그린다"는 것이다.

허리 디스크, 목 디스크, 무릎의 반월판 연골과

관절 연골, 어깨의 회전근개힘줄 등

근육과 뼈가 움직일 때 충격을 흡수하는

연부조직(soft tissue)은 운명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것.

아무리 스포츠 선수라도 연골, 힘줄, 인대가

노화하면서 뼈나 근육이 튼튼해도

은퇴를 할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신경, 근육, 뼈와 비교했을 때 연골은

가장 먼저 늙어갔다.

힘 받는 연부조직을 잘 보호하면서 운동을 해야 하고

자신의 몸에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전제로 제시된 글이었다.

목 디스크가 있는데 골프를 한다거나

무릎이 아픈데 에어로빅을 하거나

허리디스크가 있는데 고양이 동작을 하는 등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을 계속 하면 안 되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운동으로 조심해서

해야 한다는 요지가 사례별로 소개돼 있다.

연골, 힘줄, 인대 등 '힘 받는 연부 조직'의 노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한다. p.71

책을 읽으면서 뭔가 힘들 정도로 해야 운동이라고

생각하던 마음을 고칠 수 있었다.

운동을 빼먹으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성실 책감

강박도 조금 없애고, 몸 통증이 오면

조금 쉬고 (이걸 핑계로 오래 쉬면 안 되겠지만)

어떤 운동을 할 때 몸이 불편하고

어떤 동작에서 편안해지는지도

좀 더 예민하게 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운동에 대한 자극이나 후유증 개념이

둔한 편이라,

어떤 근육을 내가 자극하고 있는지,

끝난 후 어디가 통증이 생겨서 오래 갔는지,

약간 무개념이다.

무조건 한다,보다는 몸을 알아간다는

쪽에 치중해야겠다는 생각을,

운동 후 책을 보면서 하게 된다.

늙어가는 연골, 인대, 힘줄을 아끼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신경을 쓰고 싶다.


p.s. 윤종신 노래 중에

<서른 너머...집으로 가는 길>이란 노래가 있다.

주기적으로 나이 관련 곡을 발표해주는

가수 덕분에 그 즈음 나이에 늘 방점을

찍어보는 것에 도움을 받는데,

서른 너머...집으로 가는 길은

딱 중간 지점의 어떤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무모하진 않지만 무모한 게 그립기도 하고

세상과 같이 흐를 줄 아는 듯해도 조바심과 걱정은

여전하고 어른과 청년의 어떤 분기점이라 해야할까.

그런 느낌을 준다.

이후에 서른 나이를 위한 곡 <멋>에선

가장 빛나는 나이로

서른이 다시 등장한다.

서른 너머...가 가수의 서른이라면

멋은 타인의 서른이다.

서른, 연골의 최고조 나이라지만

마음도 그런 때가 아녔나 싶다.

타인과 나를 연결하는 망들도 최고조.

열려 있는 상태로, 닫히기 직전의 어떤 극점.

물론 그 이후 어떤 삶을 사느냐, 환경에

따라 다르긴 할 테지만

서른 즈음은 그래도 상처를 덜 받고

그간 받은 상처 정도도 거뜬히 이겨내는

그런 나이가 아닌가 싶다.

나중에 밀려올 허탈함 같은 것도 덜하고

꿈에 부풀기에도 늦지 않은. 멋스러운 나이.

걱정과 설렘이 교차되는 한가운데 아닐까.


예전에 서른으로 넘어가던 밤

무얼 했는가를

인터뷰 때마다 질문한 적이 있었다.

서른 즈음의 사람들에게.

그날이 온다면, 그날을 지날 때

어떻게 했는지...

어느 가수의 말이 가장 공감 갔는데

신사 사거리에 뛰어나가 소리라도 지를 생각였는데

그냥

홀로 한숨을 쉬었다고.

왠지 그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나도 서른이 다가오던 밤엔

그 시각을 앞두고 약간의 설렘과 기대가

모아졌지만

정작 그 시간을 맞이하고 흘려보낼 땐

걱정과 한숨이 좀 더 세게 나왔던 것 같다.

책임질 게 더 많아지고

좀 더 강해져야 할 듯한 압박감에.


구체적으로는 서른을 맞이하던 밤

방송 야근을 했고

손글씨를 예쁘게 쓰던 동기에게

글자를 써달라 부탁했고

그 글자를 들고 나가

교사와 경찰인 친구와 만나

시내 먹자골목에서 프리허그를 했다.

서른을 맞이한 셋은 설렘과 두려움

그 반반의 느낌으로 얘기를 나눴고

한 명은 취해 있고 두 명은 제정신인 채로

날을 샜다.

서른이었던 때는 노화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물리적 나이에 대한

알 수 없는 압박감을 느꼈고,

그 나이가 이미 연골이 상하기 시작하는 나이였다니

그걸 모르고 그렇게 날밤을 많이 새우고 살았다니,

무식해서 용감했지 싶다.


이제 어떤 삼십 대가 되어야 하나에서

어떤 중년이 되어야 하나 고민하는

나이에 들어섰고, 서른 밤의

두려움보다는 '진짜 나'를 알아채지 못한 채

훌쩍 더 나이가 들까 하는 조바심은

여전나 그래도 원숙해야 할 시간을 건너고 있다.


나이에 대한 생각을 할 때 듣기 좋은 곡

나이.

놀면 뭐하니였나 어디선가

이 노래를 듣던 누군가

나이를 들고나니

정말 용서를 빌어야 할 거 같다며 웃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자신은 홀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는 느낌적 느낌!

 수많은 이들의 물듦과 신세로

고마움을 용서 비는 때로 진입하는 듯 싶다.


https://youtu.be/7JEtUc9NfHk

멋 (부제: 서른에게) 뮤직비디오


https://youtu.be/R91tIEFPnvw

'나이' 놀면 뭐하니, 겨울 노래 구출 작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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