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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zzy Oct 01. 2021

와르르

리플레이

아무런 감정의 동요 없이 잘 지내다가

무심코 과거에 헤어진 인연이 떠오를 때가 있다.

계절이 바뀔 때라든가 기억을 건드리는 어떤

사물을 보았거나 그와 관계된 동네나 타인을

접할 때 등 그 촉매제는 여럿일 텐데,

그중

꿈에 그 사람이 나와 너무나 생생하게

대화를 나누고, 깨어나서도

그 단어들이나 목소리가 기억이 날 적엔,

왜 그리 또렷하지 다시 그 얕은 수면 상태의

장면들을 기억해내곤 그 분위기가

왜 지금 시점에 왔을까 떠올려 보게 되곤 한다.

신기하게도 현실에서는 어떤 과거 색채가

뚜렷하지 않은데, 

그저 공중에서 분산되고야 마는 이미지이나

오히려 꿈은 영상이 재생되듯이 선명하.

꿈 안이 그 바깥보다 솔직하거나 구체적인 데에

멈칫 놀라면서도

그게 현재 내 안에 어떤 결핍된 감정 때문인 걸까

무얼 보완해주고 싶어서일까 생각도 해보게 된다.

소중한 이를 소중하지 않은 듯

유일한 한 사람인 걸, 무수한 이 중 한 명인 듯

거짓 포즈를 짓고

결국 속수무책으로 세월 앞에 흘려보내면서

그래도 그게 최선이었다는, 드러내지 않았던

일말의 자존심 껍데기조차

 꿈 안에서는 무너진다.


김동률 리플레이는 왠지 그런 무심코 다가온

꿈 속의 흐느낌 같아

'와르르 무너질까  늘 애태우던'

 드러내지 않던 조바심, 시간이 흐른 후에야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그때의 마음을

잠시  기억나게 만든다.

수백 개의 곡 댓글 속에서도

'와르르'에 감흥 받은 리스너들이

그 마음에 공감하며 놓친 인연에 대한

후회를 드러내는데, 댓글 창이

무슨 고해소 같다.

자신도 와르르 무너졌다고.

해가 가도 계속 그런 댓글이 쌓이고

이별 후의 스테디 곡이 되었다.


사랑이란 그렇게 속절없이 흘려보내는

어떤 인연들을, 불안했으나 그렇지 않은 척

강하게 방어해보려다 결국

와르르 무너지는 과정을 견뎌내는 시간까지

끌어안는 게 아닐까, 

그게 꿈일지언정....

와르르.

아려도 소중했던 사라진 순간의  마음을 그린

너무 적절한 사란 생각이 든다  




https://youtu.be/8TvZI2fzc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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