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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zzy Dec 09. 2021

너에게 간다

막연하게도 너를 환희하게 만드는 노래


"너에게 간다...

마지막으로 띄워 드리면서 저는 갈게요.

여러분도 가세요. (웃음)"


"여러분!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아침 일곱 시에서 일곱 시 반 사이

나는 매일 윤종신의 인사말이 곁든 <너에게 간다>를 들으며

동네 공원을 가로 질러 아침을 연다.

한적한 스벅이나 탐탐에 들러 한 시간 동안

몇 페이지 책을 읽고 조금 쓰다가 ...

읽고 쓰는 것관 좀 거리가 먼 사무실로 가,

다른 리듬으로 나를 세팅한다.

살고 싶은 나와 살아야 하는 나의

분기점을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로 경계를 삼았다.

라이브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그리고 그 곡을 듣는 동안

아침 마음을 여민다.

오늘 하루 잘 견디고, 순간순간 감사하자고.


<너에게 간다>를 듣고 있으면,

누구인지 무엇인지 모를, 그러나 간절한

너가 어디엔가 있는 기분이다.

구체적으로 대상이 그려지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냥 막연히 희망을 주는 노래로 더 와닿아

힘이 달릴 땐 찾아 듣는다.

너는 이제 사람이기보다는 사람 외에도

수많은 것들로 다가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어딘가 나를 알아줄 것만 같은

언젠가의 시간과 공간과 정경과 날씨와

하늘과...  모든 것.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숨이 찰 정도로

달려야 할 것만 같고...

"문을 열면 니가 보일까.

숨 고른 뒤 살며시 문을 밀어본다"라는

부분에서는 환희의 대상을 맞닥뜨린 분위기라,

하루를 여는 자리에서, 에너지를 얻어가기 탁월하다.


노래 한 곡이 끝날 즈음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윤종신 멘트가 또 나오는데,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좋아하는 가수에게,

노래 처음과 마지막에 듣는 게 마치

(살면서 이용해본 적 없으나) 부적처럼 다가와

더 반갑다. 라이브 녹음 앨범의 매력!


내일 아침에도 모레 아침에도

너에게 간다,를 들으며

알 수 없는.. 그러나 너무도 절실할지도 모르는 너라는 대상들에게, 만나보지 못한, 어쩌면 만났을 수도 있는

나를 둘러싼 너에게로

달려가고 싶 것이고,

또 멈추었다가... 다시 소중해서 달려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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