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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아프레스 Jul 14. 2021

고립

열린 맘

지난해 코로나 19로 갑자기 극장들이 문을 닫았을 때

한 친구는 무대 일상이 그렇게 소중한 건지

몰랐 소식을 전했,

무대를 다른 장소로 바꾸면 또 타인들

그러했을, 각자 특별하지만 무심히 에 두던

생활의 터전들이 맘 요하게 만들었다.

어떤 장소들이 일정 기간 문을 닫는 시기를 은 후,

나 역시 특별했으나 무감각했던  곳들을 더 라보는

계기가 되었고, 별로 다시 맞고 싶지 않은 상황

경험했다.

한 해가 흐르고 이또한 익숙해져가는

또한번의 무감각한 특수 시대를

겪고 있다. 다행히 이제 문을 닫기보다

디테일해진 지침들이 나와,

생활은 이어져가고,

융통성이 타인에 대한 무매너가 되지 않도록

마스크로 견디는 시기를 살고 있다.


덕분에

자연스러웠으나 의식하지 못했던 공간,

그리고 사람들. 오늘 내가 가는 곳이

어제 갔던 곳이나 또 다른 어제에는 가지 못했던 곳.

내일 가도 이전 같지는 않고 이전 기억은

또 지금과 다른 새롭게 거듭나는 장소.

그런 곳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려 그려보곤 했다.


2020년 4월호 월간 윤종신 고립

지난 해 늦봄, 작업적 일상을 그리워한

 친구에게 윤종신 <고립> 뮤직비디오 제작기가

실린 미술작가의 블로그 주소를

복사해 보내 주었다. (네이버. 진국의 상상로그)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hwangjinkook&logNo=221927682806&navType=tl

심히 감흥을 얻은 제작기던 까닭,

친구도 읽으며 위로 받을 것 같았다.

슈퍼마켓에 어린이 종이 사러 간 에피소드와

10년 전 친구(윤종신)와 작업 얘기를 하던 그때의

그림과, 지금의 그림을 비교해주는 게

감동 작업 과정 기록였다.

시간이 흘러도 만날 이는 만나고

세상에 드러날 그림과 노래는

과거부터 잉태돼 있단

운명론적 생각에 잠기게 했,

코로나에도 지속되는 창작의 생명력을 느꼈다.

노래 제목은 고립이나 그 안은 굉장히

열려 흐르고 있었고,

그 그림들에 반해 연거푸 뮤비를 시청하곤 했다.

https://youtu.be/tCUdRyNpK2U

월간 윤종신 2020년 4월호 고립 뮤직비디오



고립 뮤직비디오 그림이 좋아 읽게 된 제작 코멘터리.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조차

작품처럼 다가왔다. 미국에 사는 작가는

코로나로 도시가 멈추었을 때

한적한 마트 아동 문구류 앞에서

맘에 드는 색지들을 발견한다.

아크릴 물감을 잘 먹는 그 종이들이,

'아동용이라 모든 용도에 적합'한 게 아닐지

생각에 잠기는 부분이 있는데,

스레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공감이 갔다.

무엇이라도 충분히 열려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이의 매력이기도 하니 색지도 사람처럼

작가에게 다가섰던가 보다.


내겐 어린이 동화책을 쓰는 다작 작가와

어린이 만화책을 낸 친구와

어린이 문학을 전공하는 학자 친구가 있.

이들친구들 중 타인에게 관대한 성격을 지녔다.

혹시 그들이 다루는 매체 탓인가 하는 생각도,

그 글을 읽으며 들었다.  심지어 한 친구는 별명이

어린이이다. 그런데 더 의아한 건,

나는 아직도 그 친구가 왜 어린이인지

별명의 이유를 모른다는 것이다.

그저 처음 만났을 때 또 그 친구의 친한 친구가

어린이라 불렀기 때문이고,

나는 또 친한 친구가 되니

어린이라 부르고

주변 이들은 내가 어린이라 부르니

어린이 잘 있나 또 안부를 묻는다.

예전에 함께 어울려 다닐 땐

앞에 수식어가 붙어 '방만한' 어린이로 불리었다.

그 방만한 어린이는 코딱지, 방귀, 엉덩이 귀신, 할망구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방만한 소재들을 계속

끝없이 써내고 발간하는데, 사람은 불리는 이름에 따라

삶이 흘러가나 싶기도 하다.


p.s. 아동용이라 모든 용도에 적합한 것일까란 속엣말

질문을 던진 그림 작가 때문에 연달아 떠올려

고립의 시간이,

오늘 문득 어린이, 영유아 무용을 작업하는

이들을 만나고 돌아가 길 떠올랐다.

그들의 작업이 어떤 또 열린 동심과 어른의 마음과

닿을지, 이름 때문에 얻게될

예정된 축복이 있을 것만 같았,

미팅 후 집으로 가면

다시 고립을, 듣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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