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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레아프레스
May 13. 2021
걷자
걷자
최근에 사하라와 외계인 배지를 얻었다.
Fitbit(핏빗)에서 알려준 걸음 수치.
핏빛은 이렇게 재치넘치게 통산 걸음수 배지를 발송해준다.
핏빗을 이용한 건 하정우의 <걷는 사람> 책을 읽은 이후였다.
걸음 전도사
(핏빗 애용자)
로서의 걷기 예찬과
,
배우
이자 감독, 화가
로서의 일상을
얘기하는 책인데 한번 집으면 재미있어서
주르륵 다 읽게 되는 흐름을 띠었다.
또 걷는 것을 어릴 적부터 좋아한 입장에서
비슷한 마음가짐을 다른 이의 입을 통해 듣는 느낌도 받았다.
걷는 사람 표지 뒷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그의 걷기 신조.
배우가 되기 이전에도 된 이후에도
그는 계속 걷고 있었다.
"
별일 없으면 자빠져 있지 말고 걷기라도 하자는 것이
유일한 나의 생활신조였다."
그처럼 바쁜 이도 핑계를 대지 않으니,
만족할 만한 수준을 걷는 것에서
좀 무리해보자고 생각하고
나도 하정우처럼 3만
보 걷기를 실천해보려 했다가
2만
보나 1만 5천
보로 만족했다.
산책코스로 좋아하던
어느 대로를 주욱 돌았더니
1만
보
가
나왔고 아, 이걸 세 바퀴 돈다고? 하면서 감탄.
별
일 없이 그냥 정기적으로
걷는 건
평균은 1만 2천
보 정도로
스스로
합의보고 사는데,
일주일에 단
한 번쯤은 3만 보에 도전하다가도
2만 5천 보 쯤에서 밤이
되
곤 한다.
3만
보가 정말 높은 수치다.
그
래서 설레는 꿈의 숫자다.
가끔 찍으면 다른 차원의 텐션을 경험한다.
걷는 사람 2019년 12쇄 판 구매
"기분"을 이겨내는 걷기. 공감한다. 가끔 10만 보도 걷는 하정우.
"나와 당신은 이 지구에서 총 몇 보를 걷다 갈까?"
걷는 사람의 편지를 건네받은 듯한 게 책였다면
그리는 사람의 지난 소회를 건네받은 건 갤러리였다.
지난 달 경복궁역 '표갤러리'
(고 노무현 대통령이 좋아했다고 알려졌던,
유명 삼계탕집 '토속촌' 에서 좌측 위쪽으로 맞은 편)
전시에서 본 하정우 그림들은,
그가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소품을 사용하는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코로나 19시기에 다작을 한 점도 인상 깊었다.
지난 작품들 외에도 이번에 그린 그림이
벽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 시점에서, 세상 외부에 반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런 식이어야지, 비생산적으로 고민만
빠져 있어선 안 된다는 행동력에 대한
자극을 느끼게 했다.
이런 스타도 이렇게 틈틈이 인물 그림을 그려왔는데,
몇 분의 일도 안 바쁠 나는 내 작업에 소홀했다.
괜스레 성찰도 해보았다.
이벤트로 나눠 주던 그림 카드라도 기념으로
들고 올 걸.
인스타 표갤러리
팔로잉
하면 받을 수 있었는데,
인스타를 잠정 닫아둔 때라 못 받고, 사진을 남겼다.
마침 전시장에 간 때가 핏빗 손목줄이 끊어져
시계를 차지 못하던 때였는데,
미술 전시에서는 걷는 하정우가 아닌
그리는 하정우를 만났기에
핏빗 오마주는 잠시 쉬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관람한 친구는 그림을 그리는 이라서,
이 그림을 어떻게 그렸을지를
설명해주고 인터넷에서 마커를 찾아서
보여주었는데, 질료에 따라 달라지는
질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은 더 풍부하게
인물을 들여다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걷는 사람 책에서는,
하정우가 땅을 밟을 때의 질감을 사랑하고 있었는데,
갤러리 그림을 보니, 순간 어느 인상들과 재료의 힘도
모두 사랑하고 있는 사람 같았다.
책에서는 산만함에 대한 자신의 성격 분석이 나오는데,
나 역시 비슷한 과라서 그 부분에 집중해 읽기도 했다.
그림을 들여다보다 보니,
그 산만함을 푸는 매체들을 여러모로 잘 선택하고
요리하고 돌아보고 또 펼쳐나가는 배우의
삶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안에 여러 고통과 불안함이 밑바탕이
되었겠지만,
무언가를 작업하는 이들에겐 그건
필연적인 숙명.
'나만의 호흡과 보폭을 잃지 않겠다'고
책을 통해 선언한 인상을 영화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서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책에서도 미술 전시 혹평 끝에,
다시 도전하게 되는 심경들이
흥미롭게 펼쳐지는데,
그러한 그림 전시를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책의 저자를 시간을 건너 뛰어 만난 듯,
클러버처럼 갤러리 종이 팔찌를 차고
갤러리를 순회했다.
핏빛 걸음수를 잠시 멈춘 채.
그날은 시계 대신 종이.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떻든, 내 손에 쥔 것이 무엇이는 걷기는 내가 살아 있는 한 계속할 수 있다는 것"
https://youtu.be/cSVRnBdVp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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