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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아프레스 May 07. 2021

운동 생각

나라서 열심히.

시간을 거스르고 싶을 때가 있다.

남들이 한 쪽으로 갈 때 다른 길로

주관을 가져도 괜찮은 마음.

언젠가 어느 배우는 내게 다들 쏠려서 하는 방식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이런 저런 진술로 드러내며

연기관을 설파했고,

그 예시 중 하나가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몸을 갖는 것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표했는데,

그 마음이 너무 이해되어 대화를 하는 내내, 맞아요,

아이 씽크 쏘를 어찌나 남발했던지 모른다.

시대를 초월하고 싶어하는 자유가 느껴졌고, 그런 대화 끝에 그가 무용을 좋아한다 하여,

나 역시 무용을 좋아하기 시작하던 때여서, 또 맞아요! 맞아요! 하며 격한 호응을 했더랬다.

당시에 그는 헬스를 하지 않고

다른 운동들로 자연스럽게 자유로운 배우의 몸을 만든다 했고, 나는 그 분위기가 너무 이해되어

또 그 배우의 가치관에 동조하였다.

자본주의를 우회하는 몸, 멋있었다.

그 격한 동의의 순간,

카페의 분위기라든가 창가에 보이던 풍경들도

그림처럼 남아 있다.

당시 그를 일적으로 만나고 돌아가,

또 그 배우의 멋짐에 대해 너무 떠들다 보니,

상사는 네 말을 듣고 보니 범상치 않은 이는 분명하네,라고 좀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한 번 그렇게 우연히 인터뷰로 만나

즐거운 대화를 나눈 배우는 이후 계속 더더욱 멋진 스타가 되어 스크린에서 티브이 속에서 또 격한 감동을 일궈 주곤 했는데,

오늘 운동을 하다 문득 그 배우는 이제 어떤 운동을 할까 검색을 해보았다.

(내가 본 때는 185-98 체격 때였고

몸 관련 질문을 했을 때도

배우가 큰 체격에 역할이

고정되어선 안

몸이 굳

안 된 관점 지니고 계셨다. 그래서일까.

체중 조절의 베테랑.)

살을 찌우고 빼고를 워낙 잘하는 분이라, 이젠 헬스장도 많이 가지 않을까 싶어 찾아보니, 부상 때문에라도 근육 운동을 병행하는 듯했다.



재작년 배우, 감독과의 대화 GV 시간이 있어서

맨 앞자리를 예매해 놓고 삼성역 코엑스로 달려갔는데, 그때 영화를 보면서도 어찌나 감동했는지,

그 배우의 대중 연설 한 장면을 보기 위해 켜켜이 앞 장면들에 묻어갔던 시간들이 고맙게 느껴졌다.

배우의 목소리 톤이 진중하고, 설득력이 있고,

인간미가 있어서 꼭 연설하는 장면 같은 걸,

혹은 그가 무대에서 자신만의 발성으로 연기하는 걸

너무 보고 싶었는데, 그 영화가 그걸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배우와 공동 주연인 배우 역시 그처럼 작품이나 대회를 위해 몸을 만드는 데 거의 전문가이자 에너지 넘치는 이였다.

그 배우를 운동 트레이닝했다는 트레이너를 만난 적이 있다.

그때 그 트레이너는 자신감에 넘쳤던,

그래서 잘 따라와준 배우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잘 할 수 있겠느냐는 첫 질문에 나 ㅇㅎㄴ예요. ㅇㅎㄴ라고 대답했다는 걸 재연했다.

그 대답이 나도 드라마 주인공 대답, 한 장면 같아서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았다.

잘 할 수 있겠어요? 물으면 , 나라서 당연하다는 대답. 어느 순간엔 필요한 말이다. 

대담하고 아름다.

스산했던 날씨의 봄밤 헬스장에서 나는 몸을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던 어느 두 배우를 떠올리며,

나도 나라서 열심히 운동해 보았다. 운동을 좀 더 일찍 시작할 걸 그랬다. 마음만은 이미 충만. 

배우 정이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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