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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아프레스 May 01. 2021

짐(Gym)'s 음악감상실

운동하기 좋은 음악

돈을 내고 음악 신청을 하고 가벼운 음료와 함께

음악만 들으러 가던 옛날 음감실.

주말밤이면 종종 친구들과

대학로 음감실에 간 적이 있다.

혜화역 4번 출구 부근 안쪽

골목 지하에 있던 곳인데, 그곳에 나란히 앉아

음악을 신청하고 뮤직비디오를 함께 보았다.

난 몇 차례 오아시스 특정 노래를

써서 냈고 너무 유명한 곡이라 그런지

주인이 좀 안 틀어줬던 것도 같다. 

돈룩백인앵거 그곡만 신청했다.

그게 대학시절 밴드에서 연주했던 하이라이트 곡이었고,

들을 때면 그 공연 날 기분이 고스란히 떠올라

음감실에 가서도 그 곡 뮤비를 보고 싶었다.

그러다 결국 보았고 음감실 스크린에

프로젝터로 쏜 화면이 기억이 난다.

그 길에서 창경궁 쪽으로 신호등을 건너 안 쪽으로 가면

우드스탁도 있었는데, 왜였는지

그 지하 음감실을 더 자주 갔다.

분위기는 오래된 펍 같으면서, 극장 느낌였는데

시간이 흘러 다시 가보니 식당으로 변했고

지금 가면 또 변해 있을 것이다.


비오는 주말밤 귀가 후 헬스장에  들렀더니

평소보다 이용자가 별로 없 편하게 운동을 했다.

텅텅 빈 곳을 돌아다니며

복습하듯 기구들을 한 개 한 개 하다보니

문득 이곳이 헬스장이 아니라

과거 주말 친구들과 들렀던 음감실 같

기분이 들었다.  

음악감상이 목적인 듯 나도 모르게 나오는 곡을 모두 듣고

체크하게 되던 까닭이다. 선후가 바뀌긴 했다.

운동 먼저 음악 나중인데, 음악 먼저 운동 나중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몸을 쓰면서 온전히 듣는 시간.

그게 좋았다.

이곡 괜찮네, 음, 다음 곡은 더 괜찮은데? 괜찮은 걸?

오늘 직원의 곡 리스트에 감사하며

댄스 테크노 팝 뮤직들을 한곡 한곡

그렇게 감상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왠지 뻗어 있을 때보다 더 휴식이 되는 듯했다.

심지어 사람들도 서너 으로 소수 왔다갔다 하다보니,

그들의 반복된 패턴, 움직임이

공연 퍼포먼스처럼 느껴다.

음악 리듬에 맞춰 박자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듯.

누군가는 계속 다리만 움직이고,

누군가는 끙끙 앓듯 연거푸 소리를 내고

머리 위로 머신을 들고

누군가는 야구 중계를 보느라

중앙 티브이 쪽으로 왔다 갔다 걸음 한다.

티브이 속 투수들은 날렵한 움직임을

그 사이에 주기적으로 선사하니,

헬스장에서 흐르는 음악과 타인들과 나의 동작들이

모두 리듬감 있게 뒤섞여 보였다.

https://youtu.be/IcrbM1l_BoI

Avicii, <Wake Me Up>


음악에 집중하다 보니,

기기 운동 속도가 안 나고

미숙하더라도 한 개 한 개 좀 더 인내하며 하게 됐다.

그리고 좀 싫던 소리들도 자연스럽게

용인하고 있었다.

다들 열심히 운동하느라 생기는 현상인 걸. 역지사지.

예전에는 헬스장에서 소리 내는 사람들싫었.

그런데 어느날 산책 중, 친한 친구 친구 동네를 걷다가

헬스장에서 소지섭 본 이야기를 었다.

내가 팬이라서. 친구가 목격담을 얘기준 건데

그 중 하나가 소리를 냈다는 술이 섞였다.

그 말을 들은 이후, 그래, 소지섭 행동패턴(?)이라면

그 정도는 이해하자 마음 먹 참게 됐다.

(다른 이들이 소지섭은 절대 아니지만,

소지섭 팬인 나는 소지섭 비슷 현상은 인내하기로.)

기구 팡팡 소리 내는 거랑 끙끙 소리 두 가지가

그렇게 헬스장에서 마음에 안 들곤 했만,

오늘 음악을 듣고 친구 소지섭 목격담을 떠올리니

모조리 인내.

그런데 초보라서 나도 기구 내릴 때 엉겁결에 

팡팡! 소리를 내서 결국 내가 싫어하는 모습을

스스로 보이고 말았다. 래도

덤벨이나 역기 쿵쿵 바닥에 던지듯 내는 소리 안 낸다.

그러고 보면 헬스장에서 좋아하는 소리와

그렇지 않은 소리가 구별이 게 됐다.

좋은 건 음악 소리가 1위.

그 다음은 숫자 세는 소리.

남이 세는 소리도 내가 운동하는 구호라고 생각하고

들으면 운동이 덜 지루하고 힘이 난다.

집 앞 건물에도 소수 예약제 피티 헬스장이 있는데

코로나 전에는 새벽 6시부터 구호 소리가 들렸다.

아침 소리로 조금 힘 있게 느껴지곤 했던 배경음이다.

싫은 건 팡팡 쿵쿵. 


헬스장을 음악을 들으러 간다는 생각으로

거르고 싶은 날도 거르지 말자 싶었다.

자타의로  코로나19 핑계로 몇 달을 쉬었다.

심지어 줌바를 배워보겠다고 작년 설에 두 군데를

끊었다가 그 다음 주에 바로 코로나가 터졌다.

설마설마 하면서 다음에 가자 가자 하다

훌쩍 1년이 흘렀고

이제 다시 다른 헬스장에 정착하게 됐다.

마스크를 잘 쓰고 하다 보면 괜찮겠지,

위안 중이다. 거리두기 지침을 제법 잘 지켜 산 편인데,

더 이상 운동은 멈추지 않고 싶다.

단계가 격상 되면 헬스장 앞

주차장에서라도 줄넘기라도 하겠다 다짐하며

헬스장 노래들을 마저 들었다.

마치 주술처럼  운동을 부추기는 곡들을 리스트로

챙겨 가며.

https://youtu.be/MWpnBDx22f8

Arston&Lux, <New Fate>



https://youtu.be/Dh-ULbQmmF8

Ciara, <Level Up>

https://youtu.be/LeWV4Q0-j5g

David Guetta&Sia <Light Headed>


https://youtu.be/FvAAwkk1Bho

Leon Lour, <Be mine to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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