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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ah J Feb 12. 2024

내가 아끼는 공간

우리 집 거실

나만의 시간과 평화를 느끼는 공간이 있을까?

사실 요즘은 공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간이 더 중요하긴 하지만 ㅎㅎ


특별히 평화를 느끼는 공간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다른 어느 곳보다 내 집이 편하고, 내 방보다는 거실 공간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리 크지 않은 집 구조라 가족들이 좋든 싫든 무조건 한 공간에 모일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집이 크지 않은 것이 장점일 수 있는데, 가족들이 따로 떨어져 시간을 보내거나 흩어질 수가 없는 구조랄까 ㅎㅎ 쉬어야 할 때는 어김없이 거실 공간으로 몸을 밀착하여 같이 소파에 앉아 영화를 보거나, 거실 식탁에서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거나 음악을 듣고, 따로 또 같이 뭔가를 할 때도 거실에서 가족들의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화가 나서 싸워도 별로 갈 곳이 없다. 결국 거실 소파로 스멀스멀 몰려드는 것이다. 

혼자 있을 때도 좋지만, 가족과의 시간은 또 다른 면에서 평화로움을 느낀다.


나는 한국에 살 때부터 거실 창가에 식탁을 두기를 좋아했다. 딱히, 풍경이 좋았던 곳이 아니었고, 부엌과 멀어서 식사 때는 반찬을 날라야 했지만, 이곳이 나의 최애 공간이었다. 식탁 위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을 마구 쌓아두고 애들이 낮잠 잘 때 독서하는 시간이 그렇게 좋았다. 

첫째, 둘째를 키웠던 내가 좋아한 해운대 작은 신혼집



아이가 셋이 되어서 1층 30평대 아파트로 이사 갔을때는, 정원이 보이는 곳에 똑같은 사이즈의 테이블 2개를 붙여서 배치했다. 친정 오빠에게 부탁해서 내가 원하는 길이로 만들어준 DIY 책상인데 평소 너무 아끼는 테이블이어서 캐나다까지 가지고 오게 되었다. 지금은 펜자국, 칼자국 등이 많이 남아있고, 낡았어도 버리지 못하고 아직까지 아이들 책상으로 쓰고 있는 아끼는 테이블이다.

이곳은 1층이어도 정원 나무에 둘러 쌓여 있어서 밖을 내다보며 커피 마시면 마치 야외에 나온 느낌이 든다.


                                                   친정오빠가 만들어준 테이블 2개                        
캐나다의 첫 집인 리자이나에서 살던 집은 작은 타운하우스였는데, 한국 거실에서처럼 오빠가 만들어준 테이블 두 개를 창가에 붙여 놨다. 이사 직 후 친구가 사진을 보더니, 딱 너희 집 맞네라고 말해주었다. 저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모든 계절을 온몸으로 다 느낄 수 있었고, 창밖을 바라보며 초록색 잔디밭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너무나 평화로운 장소였다.

친정오빠가 만들어준 테이블 2개


캐나다의 첫 집인 리자이나에서 살던 집은 작은 타운하우스였는데, 한국 거실에서처럼 오빠가 만들어준 테이블 두 개를 창가에 붙여 놨다. 이사 직 후 친구가 사진을 보더니, 딱 너희 집 맞네라고 말해주었다. 저 테이블에 앉아 있으면 모든 계절을 온몸으로 다 느낄 수 있었고, 창밖을 바라보며 초록색 잔디밭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너무나 평화로운 장소였다.


캐나다 리자이나에 이사 온 직후의 거실 모습


이렇게 창가 자리를 좋아하는 나이지만, 지금 살고 있는 캘거리 집은 테이블에 앉아 창밖을 내다볼 수 있는 구조가 나오지 않는 게 조금 안타깝긴 하다. (더 큰집으로 이사 가야 가능할 것 같은데?)

지금은, 거실 식탁에 앉아있는 새벽 5시 30분이 내가 가장 평화로운 시간이자 이곳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여기서 매일 아침 일기도 쓰고, 책도 읽고, 글도 쓴다. 


캘거리집의 거실 식탁


공간이 주는 힘뿐만 아니라 시간이 주는 힘도 무시 못한다. 

아침에 아이들이 모두 학교를 가고 나서 혼자 마시는 커피는 왜 더 맛있는 걸까? ㅎㅎ

또한, 커다란 거실 식탁이 깨끗한 주변 환경과 매치가 되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가끔 일이 바빠 거실 주변에 지저분한 뭔가가 쌓이기 시작하면 서서히 마음의 평화가 깨지기 시작하고, 청소를 끝내고 나면 다시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정리가 되는 기분을 느낀다.  내가 가장 오래 머무르는 곳이 내 집이며 거실이기 때문에 나는 이곳을 가장 기분좋은 장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공간을 잘 만들면, 여유도 생기고, 아이디어도 생기며, 그리고 나의 내 삶의 균형도 생기는 것 같다.

큰 집이 중요한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집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그래도, 더 큰 집으로의 욕망은 언제나 맘속에 두고 ㅎㅎ

오늘도 이곳 내 공간에서 행복하게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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