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 때 떠나라

최고의 순간, 그 다음을 고민하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은 다들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말은 한국 속담으로, ‘가장 좋은 순간에 미련 없이 물러나야 한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개인의 명예를 지키고, 좋은 기억 속에서 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강조하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를 찍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그 정점에서 벗어나는 어느 순간에 주변이나 본인 스스로 하면서 일선에서 물러나는 경우 자주 쓴다.


하지만 이 말에 대해서 예능인 이경규씨가 MBC연예대상 공로상 수상소감에서 이렇게 사용했다. “많은 분들이 ‘박수칠 때 떠나라’고 얘기하는데, 정신 나간 소리다. 박수 칠 때 왜 떠나냐. 한 사람도 박수 안 칠 때까지 활동하겠다.”라고 밝히며 청중과 많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이 수상 소감은 일반적으로 공로상이 은퇴를 암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한 이경규씨의 생각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것으로 보이며, 방송에 대한 열정을 잘 보여주고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소감이다.


한 분야에서 최고를 찍고 그 자리를 평생 유지하기는 정말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 이러한 부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런 속담이 생겼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결국 당사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흔히 ‘롱런(Long Run)’하는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이경규씨의 수상 소감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그 분야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경규 씨의 말처럼 인생의 모든 순간이 최고일 수는 없기에 우리는 종종 이런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박수 소리가 아직 한창일 때 무대를 내려오고, 또 누군가는 박수 소리가 다 잦아들고 무대의 불이 꺼질 때까지 자리를 지킨다. 두 선택 모두 자신만의 철학을 담고 있으며, 각자 나름의 장단점이 있다.


최고의 순간에 떠나면 사람들은 그를 항상 최고로 기억한다. 전설의 축구선수 지네딘 지단처럼, 비록 마지막 순간의 퇴장은 좋지 못했지만 여전히 모두의 기억 속에 강렬한 인상과 함께 남아있는 것처럼 말이다. 반대로, 끝까지 무대에 머무르는 선택은 가수 나훈아가 보여준 사례에서 보듯,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으로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할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언제가 ‘최고의 순간’인지는 누구도 쉽게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두 가지 사례만 보더라도 각자 스스로 선택한 길에서 최선을 다한 것이 중요하지, 떠나는 시점이 이르냐 늦냐의 문제는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박수칠 때’가 꼭 명예나 성공만을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 직장을 다니면서 이직을 고민하거나, 내가 잘하는 분야에서 더 큰 도전을 고민할 때도 이 속담을 떠올려 볼 수 있다. 꼭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최고점이 아니더라도, 개인의 성장이나 만족감이 극대화된 시점에서 미련 없이 다음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최고의 정점을 찍었다면, 이경규씨와는 조금 다르게, 어떻게 잘 내려올 수 있을지 고민할 것 같다. 어떻게 잘 내려올 수 있을까, 즉 나의 전성기라는 최고점을 찍고 난 후 나는 어떻게 기억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떠난다’라는 개념보다는 ‘그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좋게 기억될 수 있게 노력할 것 같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묻고 싶다. 여러분의 무대에서 박수가 쏟아지는 그 순간, 떠날 준비를 할 것인가, 아니면 단 한 사람의 박수라도 계속될 때까지 끝까지 남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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