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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써니 Mar 24. 2024

08 7살, 상상력과 창의성 발현의 대환장 콜라보

여태껏 없었던 걸 만들지는 못해요.

모든 부모들이 생각합니다.

내 아이가 천재가 아닐까 하고.


영원히 말하지 못할 것 같았는데,

어느 새 엄마, 아빠, 이거 주세요. 저거 주세요.

요구도 많아지고요.


절대로 걷지 못할 것 같았는데,

벌써 뛰어 다녀서

제발 좀 걸어다니라고, 다친다고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말하게 되죠.


유치원에서도 정말 기상 천외한 일이 일어나곤 합니다.

아이들이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놀거든요.


머리에서 나는 털을 머리카락이라고 알려주면

다리에서 나는 털은 다리카락이라고 말합니다.


리에서 나는 털은 머리털이라고도 말해줍니다.

그러면 다리에서 나는 털은 다리털이냐고 묻기도 하죠. 왜 다리카락은 안 되냐고 어리둥절 해 하기도 합니다.


그럼 배꼽에서 나는 털은 배꼽털이고

배에서 나는 털은 배털이냐고 묻습니다.


유아에게서 나타나는 언어적인 특징은 바로 언어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죠.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나 문장을 조합해서 말을 합니다.


통상 5살(만3세)부터 시작되는데요.

이 때부터 아이들은  재미있는 말을 많이 만들어 냅니다.


아이들이 이쁜 말만 쓰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주변 환경에서 들은 말을 생각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윗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 비속어를 배워 유치원에 와서 친구들에게 쓰기도 하고요.

게임 유튜브나 게임을 보고 그 속에서 나오는 소리를 흉내내기도 해요.

학부모님이 유아가 있을 때 스마트폰을 하시는 것을 많이 보는 경우도 유아들이 바른 언어모델을 습득하기 어렵죠.


이런 경우는 유치원에서 가르친다고 한 번에 고쳐지기 어렵습니다.

형제자매나 학원 등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 가정에서 주의깊게 살펴 보아야 합니다. 이 시기는 말의 리듬이나 반복되는 운율 등 말을 함으로써 즐거워 하는 시기이고 언어습관이 시작되기 때문에 비속어를 쓰지 않도록 지도해야 하거든요.


물론 유치원에서는 바른 말 고운 말을 가르칩니다.

부모는 그런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가정에서 잘 살피시면 좋겠죠.  

아울러 부모와 함께 스마트폰 등 매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적인 소통을 하면 더욱 좋답니다.


이번에는 신체놀이활동입니다.

유아들이 술래잡기를 합니다. 술래가 1명이 되기도 하고 2명이 되기도 합니다. 자기네끼리 약속과 규칙을 만들어 자유자재로 놀이를 즐깁니다.


그런데 갑자기 괴물놀이를 한다는 거예요.

뭔가 하고 봤더니, 한창 좀비물이 유행했을 때 였나봐요.

술래 역할을 하는 유아가 갑자기 좀비가 내는 소리, 좀비가 느릿느릿 움직이면서 사람에게 가까이 갔을 때 물어뜯는 흉내를 내었어요. 유아들이 좀비영화에 많이 노출되었나봐요. 저는 좀비역할을 하는 유아가 너무나 선명하게 잘 표현해서 정말 무섭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저는 괴물역할은 느리게 하는 것만 하자고 제안했어요. 징그러운 소리나 무는 흉내는 하지 말라고요. 그런데 좀비역할에 심취한 유아가 진짜 친구를 물은 거예요. 저는 깜짝 놀랐지요.   


그 아이도 자신이 지나쳤다는 것을 바로 깨달았지만, 이미 물린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어요. 다행히 심한 상처는 아니었지만 물린 친구는많이 놀랐답니다. 물린 유아의 부모님은 많이 화가 나셔서 말씀하시는 것을 저는 계속 죄인처럼 어야 했어요.


다음부터는 자유놀이 중 술래잡기는 금지놀이가 되었죠.

물린 부모님에게 다른 놀이로 대체하겠다고 말씀드렸거든요.


저도 '부산행', '킹덤', '레지던트 이블'과 같은 좀비영화를 좋아해요. 그렇다고 정말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날까라는 생각은 거의 안 하죠. 하지만, 유아들의 세상에서는 그게 정말 일어날 수 있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답니다. 아주 리얼하게요.




유아들의 상상력은 주변 환경과 이전의 경험으로 생긴 도식으로 자신의 새로운 생각을 덧붙여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학자들이 유아기만큼 상상력이 풍부한 때는 없다고들 말합니다. 이런 상상력은 놀이를 통해 더욱 잘 발현한다고 말하는데요. 주변 환경에 따라 유아들이 생각하는 방향이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부모님이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지도 모두 영향이 미치는 것  같아요.


창의성은 이런 상상력에 호기심을 더욱 많이 첨가한 것이라고 느꼈어요. 창의성이 자랄려면 물론 그에 관련된 풍부한 지식도 있어야겠지만, 유아들에게는 호기심을 채워 줄 약간의 수용적인 태도와 긍정적인 반응이면 충분한 것 같아요.


저도 유아들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키워 주고 싶은데, 제가 잘 하는 것인지도 사실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유아들의 환경이라도 잘 갖춰주면 발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유아들은 즐겁게 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총력을 기울일테니까요.

재밌고 즐겁게 놀기 위해 많은 에너지와 자신의 지력을 발휘할 거예요.


그러니, 우리 어른들이,

좋은 환경만은 만들어 주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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