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들이 한 교실에 많이 있는 게 좋다. 무엇보다 재미있으니까. 각양각색의 아이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할라치면, 너무나 다른 그들만의 이야기에 온통 마음이 쏠린다.
내가 들어갔던 교실에는 다문화 학생과 산만하기 그지없는 남학생, 특수아동이 있었다. 나는 기초학력지원 협력강사로 담임교사가 수업하는 중에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도록 돕는 일을 했다.
다문화 학생은 아랍어와 한국어를 섞어 쓰고 있었고, 특수아동은 무엇이든지 손을 들고 교사가 하는 질문에 답을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제대로 하는 대답은 별로 없었다. 아동의 대답을 듣는 것보다 다른 아이가 손을 들고 그에 대한 답을 피드백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다. 그래야 진도를 나갈 수가 있었다.
아랍어를 쓰는 다문화학생은 정말 문화가 다른가보다. 게다가 신체적, 사회정서적 발달을 하고 있는지라 자기네 나라 문화와 우리나라 문화 어디에 쯤엔가 헤매고 있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어른은 그 작은 교실에 어디에도 없었다. 말도 통하지 않아서 책을 펴고, 교사가 말하는 것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버거운 듯 보였다.
이 아랍아이에게는 다문화 강사가 온다. 다문화 강사는 아랍어로 담임교사의 설명을 해석해준다. 수학은 특히 어려워 하는 것 같았다. 그마저도 1, 2교시만 있다가 2교시가 끝나면 그 교실에서 퇴장한다. 어느 날은 강사의 개인일정 때문에 못 오는 경우도 있었다.
나는 산만한 남학생 위주로 학습을 지원하고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학생들이 잘 따라 하고 있는지 보아야 했다.
어느 날은 특수 아동을 지원해 주시는 특수실무사가 나오지 않는 날도 있었다. 그런 날은 특수 아동을 내가 본다. 그래도, 그렇게 딱 정해진 것만 하니, 그 안에서 담임교사의 수업을 지켜보면서 학생들이 교사의 진도를 잘 따라가는지 체크하면 된다.
유치원에서 일을 하다가 초등학교에서 일을 하면 몸은 좀 편하지만 정신은 약간은 힘들어진다. 학생들과의 신경전이 달라붙기 때문이다. 더불어 담임교사와의 궁합도 맞지 않으면 계약기간까지 일하고 싶지 않아 진다.
학교에 있는 이 많은 인력들.
도움이 될까.
직접 담임교사에게 물어봤더니,
도움이 잘 되어서 다음 해에도 다시 지원받고 싶다는 교사도 있고,
자신의 수업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 불편하다는 교사도 있었다.
내가 협력강사를 하니까,
직접 대고 말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는 짐작한다.
그래도
나는 짐짓 모른 척하고 물어봤었다.
물론, 나를 보는 교사들은 당연히 나에게 호의적이니, 협력강사가 정말 도움 된다고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