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1일부터 가을이 시작되었다.
한국의 날씨는 이제 4계절이 아닐지도.
이놈의 날씨.
내가 기억하는 가을이 다가오는 건,
딱 8월 10일 이후부터다.
1호 생일이 그 때여서 나는 항상 1호 생일 다음부터 가을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만의 이 공식이 깨졌다.
그래, 작년까지는 조금 애매하게 그 날이후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항상 나의 예감과 예측이 맞으면 혼자 흐뭇해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상했다. 8월이 다 가도록 더위는 가시질 않았다. 아, 드디어 우리나라도 기후온난화에 영향을 심하게 받기 시작하는 걸까? 혼자 애달복달하고, 이제나 저제나 아침 온도를 확인했다.
언제나 아침온도(약 오전 7시 정도)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항상 24도와 26도 사이에 위치해 있었다. 한낮의 기온은 34도를 찍었다. 그러던 중에 드디어 아침온도가 20도를 찍었던 날이 바로 9월 21일이다.
굳이 내가 이렇게 날짜를 기록하는 건,
내가 가을을 좋아하고 기다리는 것도 있지만
가을이 이렇게 미뤄지다가 언젠가는 없어질 것 같아서
기록해 놓고 싶어서이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4계절이 뚜렷한 나라'라고 배웠다.
그리고 그건 사실이었다.
지금은 어떻게 배우는지 모르겠다.
조만간,
"여름과 겨울, 두 계절이 뚜렷하며 여름과 겨울사이 잠깐 가을이라고 불렸던 간절기가 3-4주 있고, 겨울과 여름사이 봄이라고 했던 시기가 1-2주 정도 있다."
라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
봄도 봄이지만, 가을이 사라지는 건 너무 싫다.
가을에 나는 맛난 과일도, 겨울의 칼바람 전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도, 힘든 여름을 버텨온 나에게 주는 휴식 같은 선물 같은 청명한 공기도 사랑하기 때문이다.
제발 가을은 겨울에 먹히지 않기를, 여름습기에 눌려버리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