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 한마디로 시작하는 선생님의 계산 전쟁
교사들이 하는 일 중에 하기 싫어하는 일이 행정업무이다. 모든 교육을 위해서는 계획과 실행, 그리고 환류(feedback)가 계속 순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행정도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 대부분 관례에 따르거나 이전에 했던 것을 이어서 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을 실행하려면 비용이 든다. 아무리 뛰어난 자질을 가진 교사라도 맨 땅에 헤딩할 수는 없다. 최소한의 교재와 교구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이런 것도 비용을 통해 해결하기에 이에 따른 행정업무가 생긴다. 초중등학교와는 달리 유치원은 오전교육과정과 오후방과 후 과정이 함께 묶여 예산이 교부된다.
이 예산은 교육활동과 방과 후 활동에 드는 모든 직간접경비에 해당한다. 교부금에 맞춰 쓰는 것 이외에도 유아가 출석일수가 모자라면 학비를 학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출석일수를 맞춰야 한다. 총 출석일수가 15일 이상이어야 하는데, 주말이 끼였을 때는 그 주말도 교육일 수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3월 7일 금요일을 결석했고 3월 10일 월요일에 출석했으면 8일 토요일과 9일 일요일은 교육일 수에 포함된다. 반대로 3월 7일 금요일은 출석했으나, 3월 10일에 결석했어도 주말은 교육일수에 포함된다. 하지만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결석했으면 4일간 결석으로 처리된다. 그런 식으로 교육인정일을 세어서 15일 이상이 되면 유아학비가 지원된다. 질병결석으로 결석한 경우 해당 증빙자료를 내면 출석으로 인정되어 결석이 아닌 출석으로 산정되어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4일 출석이 인정되는 것이다.
이 규칙은 각 시도교육청 유아학비 지원계획에 나와 있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검색기능을 이용하여 찾아볼 수 있다.
한편, 3월과 2월은 특히나 이 학비에 대해 정신이 없다.
3월은 실제 유아의 입학일부터 지원을 받기 때문에 온전히 학비를 교부받을 수 없다. 그냥 자격신청을 3월 1일부터 하면 3월 한 달 온전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재학생들은 온전히 15만 원(오전 10만 원, 오후 5만 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부모가 유아학비를 신청해 주어야 유치원에서 미리 신청할 수 있다.
문제는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오거나, 이사 등으로 다른 유치원으로 옮기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3월에 온전히 다 받을 수 없다. 일할 계산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계산이 매우 불편하기 때문이다. 온전히 5만 원이 아니라 48,590원 이런 식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또 3월 중에 입학하거나 3월 중에 원을 옮길 때도 일할 계산 된다. 그래서 원을 옮길 때 그 달의 말 일단위로 처리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3월 중순까지 다니고 계속 다니지 않았다면 중순 이후부터 말 일까지 다닌 부분은 학부모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교부금과 관련해 행정과 서류, 계산 확인 등에 신경을 써야 하기에 학기 초는 아무리 준비를 해도 바쁘다. 할 일이 많아서라기보다 한 가지 업무에 딸린 업무가 많기 때문에 그렇다.
똑같은 업무를 반복해서 하는 일이 잦아지기에 미리 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다. 누가 언제 입학하고 중도에 기관을 바꿀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이 닥치면 그때 그때 하느라 일이 밀릴 때는 와장창 밀리고 그렇지 않을 때는 한산하게 보인다. 학기 초에 정신없어 보이더라도 조금만 서로 이해해 주면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