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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사e 고

첫 그림책 만들어 보니,

초등학생이 그린 것 같단다.

by 배써니

학부모 연수로 그림책 만들기가 있어서 신청해보았다. 1회 2시간씩 총 5회차로 진행되었다.

이론 1시간 정도, 실습 1시간 정도를 할애해 만든 연수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왔다.

계속 글만 쓰던 나에게는 그림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궁금했다.


유명한 작가님을 모셔서 진행한 거라 그런지 아주 적은 시간이었음에도 많은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그림책과 동화책의 차이는 전하는 메시지가 그림이냐, 글이냐라는 차이가 많다고 얘기해주었다.

그림책은 그림이 80%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고 한다.

그림은 커녕 고등학교 1학년 미술시간 이후로 전혀 그려보지 않았던 나는 그릴 수 있을까 걱정했다.


그림 그리는 것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그냥 그려보라 한다.


맞다.

글도 그렇다.

나는 글을 만연체로 쓴다.

말도 만연체로 한다.

듣는 사람과 읽는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

나는 참,

불친절한 작가다.(그럼에도 제 글을 읽어 주시고 라이킷 해주시는 분들, 정말 인내심이 많으시고 이해력도 좋으십니다. 이 자리를 빌어 새삼 감사함을 전합니다.)


글도 그냥 써보라 한다.

글을 쓰면 쓸수록

나의 글을 읽어주는 사람을 자꾸 의식하게 된다.


그림도 마찬가지였다.

글줄 책이 아니라,

그림책이라니,


아주 만만하게 보았다가

큰 코 다쳤다.


내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경험은

내 경험을 글로 써 내려가는 것과는 또다른 자극을 주었다.


어찌저찌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나의 그림책을 1호와 2호에게 보여주었다.


1호와 2호는 일단 성인이 그렸는데, 진짜 못그렸다는 것이 웃기댄다.


1호는 더 정확하게 뼈를 때려 주었다.




나의 첫 그림책_ 콜리의 친구찾기
"엄마, 초등학생이 그린 것 같아요."


오케이.

일단 반전은 성공했다.


2호는 마지막 인물의 태도가 너무 지긋하다나.

유아 대상 그림책에 방방 뜨는 인물만 있다가 할머니스러운 부분에서 빵 터졌다나.


좋아.

일단 첫 독자들 웃기기는 성공했다.

그러면 나는 못그렸어도 이 그림책의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이 그림책의 수많은 생각을 넣었지만,

그 메시지에 하나라도 걸려들었으면

일단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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