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병행 육아는 유치원이라도,

선생님이전에 엄마가 먼저다.

by 배써니

아이들이 아직 10대 후반이지만, 아직은 엄마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 병원에 간다든지 할 때는 보호자가 꼭 있어야 한다.


유치원에 매여 있는 시간에 나의 아이들이 아프면 나는 엄마모드로 돌입한다. 하지만 내가 맡고 있는 학급유아들은 나 이외에 맡아줄 인력은 없다. 오전 교육과정에는 보결강사가 있어서 1시간 만에 교육청에서 보내준다. 오후방과후과정에는 그런 제도는 없다. 갑자기 내 아이 학교에서 아프다고 연락이 오면 나는 대체 인력이 없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나만 느끼는 약간의 페널티(?)가 생긴다. 물론 다른 직장도 그러한 면이 없지 않다. 유치원이라고 다르겠냐마는, 교직원들의 태도가 나는 이해가 안 된다. 유아를 대하는 곳이니, 교직원들도 따뜻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것은 크나큰 나의 착각이었다.


다 큰 자녀인데 병원도 혼자 못 가게 키웠냐는 둥, 너무 애기 대하듯 한 거 아니냐는 둥 그런 얘기도 서슴지 않게 한다. 그런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참 남 얘기 쉽게 한다 생각했었다. 공감까진 아니더라도 이게 이런 비난을 받을 일인가. 그리고, 내 가정 일로 유치원에 피해 주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은 교육과 돌봄을 중시하는 이곳에 나는 한낱 부품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선생이기 전에 나도 학부모인데, 나는 존중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파 병원에 갈 때도 그렇다. 어디 부러지거나 심각한 거동 장애가 있지 않고서는 병조퇴나 병지각, 병가는 눈치를 준다. 당당한 권리고 눈치 보지 말고 쓰라고 하지만, 그게 그렇게 되나. 오전 교육과정 교사들이 말하기를 자기들도 학기 중에 아파도 참고 방학 때 병원 간다고. 평소에는 못 간다고.



ChatGPT Image 2025년 7월 18일 오후 12_23_05.jpg 방학도 안 되고, 학기 중도 안 된다니.


우린 방학이 없는데.

오히려 방학 때 제일 바쁜데.

교사들 쉬는 방학 동안(물론 다음 학기 준비와 재충전의 시간임은 인정한다.) 나와서 애들을 8시간 마주 하는데, 그럼 언제 병원엘 가냐고. 재충전은 커녕 안 아프게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

그나마 학기 중에 틈틈이 가는 건데, 이게 이렇게 지탄받을 일인가 싶다. 그것도 방과후과정 유아들이 있는 시간이 아닐 때 피해서 쓰는 건데도 이런 눈총을 받는다.


돌봄 노동을 하는 사람이 가장 소홀하게 되는 것이 자신의 돌봄이다. 하지만 타인의 돌봄을 위해서는 돌봄 노동자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건강은 전제되어야 한다, 환자가 환자를 돌볼 수는 없지 않은가. 의사도 가운을 벗고 있다 사고를 당하면 환자가 되듯이 말이다.


나와 나의 자녀들이 번갈아 아프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니, 나는 직장 내 괴롭힘의 경계 언저리 정도의 대우를 받게 되었다. 그래서 나도 딱 내 업무만 하게 되었다.


내가 너무 큰 환상 속에 있었나 보다. 그저, 여기는 다른 이들과 다름없는 직장일 뿐인데. 왜 당연히 이해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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