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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arnus High Mar 26. 2023

말 좀 하는 선배가 꼽은, 말하기 책 3권 (1)

이 책만 읽어도 말하기 업그레이드 가능?!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동료들에게 여러가지 피드백을 들을수 있는데요. 여러분은 어떤 피드백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제가 들었던 칭찬 중에서, 다음의 사례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상황 - 2주간 자료조사 하고 검토한 사례에 대한 보고 1시간 전)
팀장(저) : 아... 결론이 좋게 나오겠죠? 좀 떨리네요.
팀원 A : 제가 여러 팀장님이랑 같이 일했는데, 팀장님이랑 일해서 가장 좋은게 뭔줄 아세요? 보고하러 가서 말을 못하거나, 까이고 오거나 하지 않을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팀원 B : 맞아요. 팀장님이 워낙 말씀 잘하시니까.


돌이켜보면 저는 중고등학교 때 그 흔한 반장한번 제대로 한적도 없고, 대학교 때도 발표를 나서서 하는 친구는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대학교 까지는 자발적 아싸로 지냈습니다. 여전히 지금도 누군가와 처음 이야기를 나눌 때면 손발에 핏기가 빠지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첫 강의시간에는 긴장감에 밥도 잘 못먹습니다. 

그럼에도, "참 강의 잘하시네요." 혹은 "말씀 정말 잘들었습니다." 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누군가와 함께 일할 때 정말 중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앞으로 리뷰할 3권의 책을 통해 "비즈니스 현장에서" 말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책 [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대통령의 글쓰기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강원국 작가님의 신작입니다. 저는 강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항상 "글의 온도가 적절하다"는 생각을 종종 했는데요. 과하게 감정적이거나 너무 이론적이지 않고, 개인의 서사와 깨달음이 적절히 버무려져 있어서 읽기 수월했습니다.


이번 책도 옆집 사는 말잘하는 아저씨가 술한잔 하면서 "말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듯, 편하게 말해주는 책입니다. 말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인사이트를 쉽게 말해주는 책이라 처음으로 선정해보았습니다. 


말하기 책인데, 듣기로 시작합니다.

책의 첫 챕터명이 "말하고 싶다면 일단 들어라" 입니다. 경청의 중요성은 정말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하고, 심지어 저희 런어스하이 브런치에서도 한번 언급한 바 있습니다. ( https://brunch.co.kr/@learnushigh/38 ) 


강작가님이 책에서 말하는, 잘 듣기 위한 방법은 4가지 입니다. 

1) 상대가 하는 말의 줄거리를 몇 개 단어로 정리하며 듣는다.

저도 매우 공감하는 말입니다. 대화의 상대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 주장하고자 하는 말, 표현하고 싶은 감정 등을 몇개의 단어로 정리하며 들으면 경청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귀로 잘 듣는다' 가 경청이 아니고 '상대의 말을 잘 이해한다'가 경청인 만큼, 단어로 정리하는 습관은 경청을 기르는 좋은 방법입니다.


2) 의중을 헤아리며 듣는다

1번의 말과도 연결되는데요. 대부분의 대화에서 사람들은 말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감정을 표현하거나, 생각을 전달하거나. 그런데 한국적인 문화에서는 이런 것들을 '맥락'에 섞어서 전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날것 그대로 전달하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3) 맞장구치며 듣는다

말은 듣는사람이 잘 들어줘야 신나서 말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말을 열심히 하고 있다면, 눈도 맞춰주고, 맞장구도 치는 것이 좋습니다. 내 말을 주의깊게 듣는 상대에게 말을 하는 것 만큼 신나는 일도 없으니까요.


유재석님의 맞장구와 경청의 태도는 경청의 교과서와 같습니다.


4) 내가 할 말을 준비하며 듣는다

사실 이 '말을 준비한다'는 것은 좋으면서도 위험합니다. (작가님도 책에서 동일하게 쓰고 있어요.) 말의 맥락을 벗어나지 않고, 잘 말하기 위해서 내 말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상대의 말을 듣는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위의 3가지 노하우 (몇 개의 단어로 정리하기 / 의중 헤아리기 / 맞장구 치기)가 몸에 익으면 그 이후에 시도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말을 짧게 정리하는 몇 가지 방법

우리는 일을 하며 말을 잘하는 법을 배우고 있으니, 말을 짧게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워야 합니다. 동료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특히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사에게 보고할 때 '짧게 요약해서 말하기'는 중요한 스킬이었습니다. 작가님이 언급하는 여러가지 '짧게 말하기 방법' 중에서 제가 공감가는, '비즈니스 현장에선 이게 필수다' 하는 것에 노란색으로 체크표시를 해보았습니다.

말을 짧게 정리하는 방법론을 안다고 해서 당장 말을 요약 /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저런 다양한 방법론을 어떻게 써야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한데요. 오히려 '어떻게 하면 전체 내용을 짧게 요약할 수 있을지' 에 대한 연습방법을 제안드립니다. 


1) 대화 중에 상대의 말을 요약해봅니다

경청의 스킬중에 하나로 꼽히기도 하는데요. 대화가 길어지고 있을 때, 중간중간 "그래서 지금까지 해온 말들을 요약하면, 000 이라는 거지?" 라고 한두번 요약하는 것입니다. 물론 자주 요약하면 피로감이 들 수 있지만 30분 대화중에 한번 정도는 '경청하고 있구나' 라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2) 보고서를 쓰고 있다면, 맨 위에 '3줄 이내 요약'을 써보세요.

회사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입장이라면, 맨 위에 '3줄 요약'으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여러개의 부서가 모여서 작성하는 보고서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보고는 3줄 이내로 내용을 요약할 수 있습니다. 요약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보고서 섹션별로 1개의 핵심문장을 뽑고

② 꼭 이야기해야 할 내용을 제외하고 나머지 내용을 버리고

③ 남은 내용들을 문장으루 구성한다


3) 습관적으로 두괄식을 연습한다

말을 할 때, "오늘 할 이야기는, 0000 이야" 라고 습관성 두괄식 연습을 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부터 (오글거리겠지만) "오늘 이야기할 건, 000 이야" 라고 한문장 꺼내고 시작하면 요약이 습관화가 됩니다. 


논리적 말하기를 방해하는 오류들

비즈니스 말하기는 대부분 '논리적 말하기' 입니다. 이런 논리적 말하기를 하다보면 쉽게 '오류'에 빠지게 되는데요. 작가님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당신의 배우자님과 대화사례를 들어 논리적 말하기 오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논리적 오류는 저 역시도 언제 범하고 있는지 스스로 가늠이 잘 안됩니다. 잘못 썼다면 다시 지우고 쓸 수 있는 글과 다르게, 말은 '하고 나면 끝나는' 것이라서 위험합니다. 그래서 더 '오류 줄이기'를 연습해야 하는데요. 저는 오류 줄이기 연습 방법으로 '복기'를 제안드립니다.


사람마다 논리적 오류가 많이 발생하는 장소가 정해져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상사와의 보고자리에서 항상 말이 버벅대고, 어떤 사람은 부하직원에게 말을 하다보면 여러 오류를 범합니다. 본인의 말이 마음처럼 되지 않는 곳이 있다면, 그 말을 꼭 복기해보아야 합니다. 

클로바노트와 같은 음성기록 앱을 사용해서 본인의 말 습관을 직접 눈으로 보는 방법도 좋고, 회의가 끝난 이후에 어떤 식으로 말을 했는지 주변 동료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논리적 오류는 습관의 일종이라서 의식적으로 교정하려 들지 않는다면 쉽게 고칠 수 없습니다.


성공하는 제안

비즈니스 말하기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제안하는 말하기' 입니다. 누군가가 궁금한 내용을 조사해서 전달하기만 하는 것이라면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사실을 틀림없이 전달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내가 생각한 바 대로 상대에게 제안을 한다'면 난이도가 높습니다. 작가님은 이 '제안하는 말하기'를 8가지 단계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문장 3가지를 가지고 왔습니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문제의 본질이 뭔지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 귀가 열린다.


스타트업 IR 피칭의 시작은 "Problem"입니다. 고객의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제시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회사의 제안도 같습니다. 현재 회사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것이 얼마나 심각한지 상대가 '공감'한다면 이후의 대화는 술술 풀리기 시작합니다.


고민의 깊이를 보여줘야 한다. 뿌리를 캐려고 달려들었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다 쑤셨다는 느낌을 줘야하는 것이다.


공감되는 문제는 상대도 이미 알고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문제를 내가 원하는 제안 방향으로 끌고가기 위해서는 '끝의 끝까지 고민한 것'을 어필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가지고 있던 의구심의 영역을 미리 고민해왔다면, 대화는 편해집니다. 심지어 그 의구심에 대한 나의 해결방안이 상대의 입장에서도 '말이 되는 것' 이라면 제안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 제안에 불리하거나 역행하는 사실, 정보도 넣어줘야 내 말에 힘이 실린다.


완벽한 대안은 세상에 없습니다. 모든 대안은 한계점이 있고, 실행했을 때 위험요소가 존재합니다. 제안사항에 대한 한계점과 이에 대한 리스크를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만약 제안하는 내용에 대해 상대가 이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면, 오히려 '리스크는 이렇게 헷징하면 어떨까요?'라면서 도움을 줄 수도 있습니다.


결론

말을 잘하기 위해 책을 한권 읽는다고 되는 것은 아닐겁니다. 또, 작가님이 회사원 생활에서 떠난지 시간이 지나서인지 비즈니스 현장에서 당장 쓸 수 있는 예시가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말과 글에 대해서 많은 독자들이 인정한 '베스트셀러 작가'님이신 만큼 높은 수준의 인사이트가 엿보였습니다. 말하기 추천 3권 중에서 가장 술술 읽히는 책입니다.


다음회차 읽으러가기

https://brunch.co.kr/@learnushigh/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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