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 자율중학교의 장점 4가지
▶ 일진 없음
어느 학교에 가든 소위 일진이라 불리는 불량한 학생들이 있다. 학생 수가 많고 도시에 있을수록 그런 아이들이 더 많은데, 이곳은 전교생 모두가 서로를 알 정도로 작은 학교이고 아직 농촌의 순박함이 남아있어서 그런지 대체로 평화롭다.
여기는 일탈을 할 곳이 없다. 학교 밖은 허허벌판이고 교내에는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으니 몰래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필 곳이 없다. 혹시라도 그것을 구매할 수 있는 슈퍼조차 찾아볼 수 없고, PC방은 당연히 없다.
초등학생 때 유명한 일진이었다는 아이들이 가끔가다 입학을 한다. 졸업은 할 수 있을까, 싶은 아이들도 3학년이 되면 갱생 수준으로 달라져서 주위를 놀라게 한다. 반에서 한두 명을 제외하고는 다들 웬만큼의 사회인이 된 느낌이다.
물론 입학 직후에는 아프다는 핑계로 본가로 도망가는 일이 많지만, 점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다가 학교에 적응하고 다닌다. 같이 어울릴 불량한 애들이 없으니 가오를 부려도 폼이 나지 않고, 다른 아이들은 겁을 먹거나 받아주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학급 아이들과의 갈등이 많지만, 한 학기만 지나도 숨이 거의 죽어서 무난하게 지낸다. 또, 저녁 시간을 제외하고는 핸드폰을 압수하니 같이 어울리던 불량한 동네 친구들과의 연락은 당연히 줄어들게 되고 자연스레 멀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나 방학 때 계속 만나면서 문제를 일으켜 연락이 오기도 하지만 이 또한 시간이 갈수록 정리되는 경우가 많다.
같은 반에 일진 아이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교실에는 항상 긴장감이 감돈다. 주변 아이들이 기가 죽어 사는 것은 물론이고 스트레스 때문에 학업 성적이 떨어지기도 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일반 아이들이 은연중에 나쁜 언행에 물드는 것인데, 여기에서는 그럴 위험이 크지 않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또, 왕따 경험이 있거나 친구 관계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이곳에 오면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독립성
14살부터 3년간의 기숙사 생활을 버틴 아이는 다를 수밖에 없다. 부모라는 안전지대를 이른 나이에 벗어난 만큼 먼저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다.
아무리 화목한 가정이라도 크고 작은 갈등이 계속 일어나고 서로 풀어가듯이 기숙사도 마찬가지다. 방은 분기별로 재편성되는데, 같이 지내다 보면 상대가 고쳤으면 하는 것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원래 활발하고 사교적인 아이는 상대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정중히 얘기해서 쉽게 해결을 할 것이다. 반면에 그렇지 않은 아이는 ‘말하기 껄끄러우니 그냥 넘어가자’라고 생각하지만, 학교에서 계속 마주치고 기숙사에서도 함께 있다 보니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결국 부모님이나 선생님, 혹은 친구에게 고민 상담을 통해 조언을 듣고는 상대에게 의사를 전달하여 해결하게 된다. 예상치 못한 반응으로 인해 더 큰 갈등으로 번질 수 있지만, 그럴 경우는 교사가 중재하거나 방을 교체할 수 있다.
과정이 어찌 되었든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를 통해 의사소통 역량을 포함한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게 된다. 후로는 기숙사뿐만 아니라 학교와 집에서 겪는 갈등 속에서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될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를 먼저 찾는 게 아니라 스스로 먼저 해결해보려는 독립성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을 것이다.
▶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
입시에 관심이 있는 엄마들은 아이의 하루 스케줄을 본인이 관리한다. 평일에 학원가는 시간과 집에 와서 숙제하는 시간도 모두 계획하고, 주말에 어디에 같이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까지 모두 통보식이다. 수능을 볼 때까지 방학 때마저도 아이에게 작은 자유 시간도 허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냥 두면 우리 아이는 하루 종일 스마트폰 밖에 안 해요. 제가 관리해서 그나마 이 정도 하는 거죠.”
어릴 때부터 엄마가 다 해줘서 수동적인 성향의 아이로 자란 건 아닐까? 수능 볼 때까지 이 방법이 먹히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중간에 지쳐서 나가떨어지면 감당할 수 있겠는가. 중학교는 과목 수가 많지 않지만, 고등학교는 그 수와 양이 훨씬 늘어난다. 수행평가와 생활기록부 전형까지 다 관리하려면 고액의 컨설팅까지 고려하는 날이 올 것이다.
스스로 시간 관리하는 능력을 키워줘라.
기숙학교에서는 5시 정규 수업이 끝난 이후에 본인이 원하는 대로 스케줄을 짤 수 있다. 원하는 시간만큼 방과 후 수업에 참여하고 나머지는 자습실에서 개인 공부를 할 수 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스스로 선택하고 시간을 운영하다 보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와 성찰이 반복해 이뤄진다. 오랫동안 동안 혼자 공부하는 게 잘 맞는지, 아니면 수업을 듣고 복습하는 형식이 효율적인지 몇 번의 시험을 통해 알게 된다.
또, 공부하는 습관이 들고 집중하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된다. 시험 전 주간과 학기 말 4주 정도는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하지 않고 시험 대비를 위한 자습만 시행한다. 2시간 30분 동안은 좋으나 싫으나 어떻게든 앉아서 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2시간 30분 앉아있는 게 별일 아니지만, 하위권·중위권 학생들에게는 이 자체가 큰 성취이고 공부의 시작이다.
그래도 부모님 입장에서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 매월 수학, 영어 쪽지시험을 보고 있으니 성적을 확인하고 길을 벗어나지 않았는지 점검은 해주자. 다그쳐야만 공부하는 학생도 분명히 있고, 알아서 잘하는 학생도 있으니 부모님이 아이의 성향에 따라 방향을 제시하면 좋을 것이다.
▶ 다양한 체험 활동
농어촌 학교에 배정되는 체험 활동 비용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다. 도시 학생들과의 문화적 격차를 해소한다는 목적 아래 유명인 초청 강의, 현장체험학습, 원데이 클래스 등 일상적으로 접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는 교육청에서 기본으로 배부하는 예산이지만, 추가로 특정한 사업 운영을 위한 예산도 받을 수도 있다. 우리 학교의 핵심이 바로 여기 있다! 지역교육청과 도 교육청의 특색 사업을 많이 운영하기 때문에 여유 있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것들을 시도할 수 있는 것이다. 조금 더 다양한 방과 후 수업을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고, 주말에는 학교에 남는 학생들끼리 나들이를 다녀올 수 있다. 동아리 시간에 근처 과수원에 나가서 직접 과일을 따고 베이킹까지 해볼 수도 있는 것이고, 공방에 가서 목공 체험이나 가죽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초등학생 때까지는 단순 놀이 위주의 활동이 많지만, 중학생부터는 진로와 연관된 프로그램이을 많이 운영한다. 중학생 정도가 되면 학생 스스로 본인이 어느 고등학교에 진학할지 고민을 하게 되고 이는 당연히 그 후의 진로까지 연결 지어 생각하게 된다.
‘몇 번 하는 건데 그냥 놀이 차원에서 끝나는 거 아니야? 그런 게 크게 의미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댄서 아이키는 중학교 3학년 때 다이어트를 하려고 댄스 학원에 등록했다가 흥미를 붙여 직업으로까지 삼게 되었다. 평범한 20대 직장인이 필라테스를 배우다가 재미를 붙여서 전문 강사가 되었다는 사연은 정말 흔하고, 30대 부부가 주말마다 카페 투어를 하다가 결국 카페를 창업했다는 얘기도 찾아보기 어렵지 않다.
어떤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예상치 못한 미묘하고 사소한 경험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런 설레는 만남이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르니 많이 부딪혀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단 좋은 대학교 간 다음에 너 하고 싶은 거 다해!’라고 흔히들 말하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학년 1학기는 눈 깜빡하면 지나가고, 늦어도 3학년 2학기 때부터는 취업 준비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여유를 가지고 뭔가를 준비할 시간은 2년도 채 되지 않는다. 그 2년도 학기 중에는 공부하면서 동아리, 대외활동, 공모전에 참여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고 방학은 계절 학기를 듣거나 아르바이트하면서 여행 몇 번 다니면 금세 지나간다.
시간이 있다고 해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이고, 어떤 직업을 가지면 좋을지 찾아봐야지~’ 하는 능동적인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어디 가서 뭐 하나 배우려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도시까지 나가야 하고, 체험비에 교통비까지 다 자기 부담이다. 그렇게 해서 나와 맞는 일을 찾으면 다행이지만 허송세월 20대 후반까지 방황만 하며 사는 사람도 많다. (주변을 돌아봐라!)
학교 방과 후 수업 중 교과 수업 이외의 프로그램을 소개하겠다. (*교과 수업과 관계된 내용은 5화를 참고해주세요.)
음악 계열로는 바이올린, 밴드, 난타가 있다.
개인이 소유한 악기를 사용해도 되지만 학교 자체에서 소유하고 있는 악기를 대여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끔 교육청이나 음악 관련 협회에서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악기를 선물하기도 한다.) 가정 형편과 상관없이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하지만, 대여한 악기를 분실하거나 망가뜨렸을 경우에 수리비는 청구하고 있다.
미술 계열로는 특수분장, 공예, 현대 미술이 있다.
요즘 아이들은 화장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특수분장 수업이 특히 인기가 많다. 보통 교육청 예산으로 운영되지만, 어떤 해는 상황에 따라 학기 당 3만 원 정도 걷을 때도 있다.
체육 계열로는 현대 무용, 생활 건강이 있다.
현대 무용은 여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고, 생활 건강은 성별에 상관없다. 생활 건강은 유산소와 무산소를 어우르는 다양한 맨몸 운동을 하는데, 학생 개인에 맞게 강도를 조절하도록 한다. 기초체력을 기를 수 있어서 인기가 많다.
그 외로는 드론, 코딩, 로봇 수업이 있다.
학부모님들의 요청으로 새로 개설된 수업들이다. 교육청에서 드론, 코딩, 로봇 수업에 필요한 기기들을 대여해주고 있지만 수량이 많지 않아서 많은 학생이 참여하기는 힘들다. 물론 개인적으로 기기를 구매하면 가능하다.
위 수업들은 강사를 구하지 못하거나 신청자가 3명 이하면 폐강이 되기 때문에 변동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