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롭게 젊음
서른넷, 어정쩡한 나이
아침 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위해 거리로 나섰다. 숙소 부근의 복잡한 오거리를 건너기 위해 신호등을 봤다. 빨간색 숫자가 무심하게 카운트다운 되고 있었다. 38, 37, 35, 34... 34라는 숫자를 보자마자 내 나이가 생각났다. 서른넷. 왠지 어정쩡한 나이.
빨간불 켜지다
삼십 대만큼 애매한 나이가 있을까. 소위 청춘이라 불리는 20대들에게는 아저씨 취급받고, 기성세대라 불리는 어른들에게는 애 취급받는 나이. 해야 할 일은 더럽게 많은데, 그걸 못해내면 낙오자나 실패자 취급받는 나이. 모아둔 돈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나이. 앞으로 인생의 기회가 별로 없을 것 같은 두려움에 휩싸이기 쉬운 나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는 이야기는 철없는 소리로 치부되는 나이. 어딜 가나 눈치만 보며 살기 쉬운 나이. 빨간불 켜진 것 같은 나이.
빨간불은 그저 쉼표
이런 궁상맞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파란불이 켜졌다. 길을 건넜다. 오늘의 여행이 새롭게 시작됐다. 생각해보면, 신호등의 빨간불은 파란불의 대기 신호다. 빨간불이 켜졌다면 그 자리에 멈춰 잠시 쉬었다 가면 된다. 파란불은 또 켜진다.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 지금의 빨간불은 그저 쉼표다.
매일 새롭게 젊음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오늘이 남은 인생에서 가장 젊다.’ 그 말대로라면 매일 새롭게 젊은 상태가 되는 것이 인생이다. 청춘 딱지를 고집할 필요 없다. 어른인 척할 필요도 없다. 두려움이나 허무감에 묶여있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 아침에 눈 뜬 순간 파란불이 켜지는 것이니, 그저 매일 새롭게 얻은 젊음을 누리고 매일 새롭게 출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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