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 #4. 아직은 직접 해봐야 아는 나이

상상은 상상일 뿐이다

hochiminh, vietnam. 2015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오후. 내일은 방콕으로 떠난다. 어젯밤엔 방콕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해봤다. 방콕에 가면 돌아다니는 느낌으로 여행하기보단 미친놈처럼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오늘 산책하며 생각이 다시 바뀐다. 그저 산책하고, 거리의 사람들을 보고,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에 빠지고, 그러다가 지겨움도 느껴보고 하면서 보내고 싶다.

사실 이런 모든 생각들은 내가 아직 그 곳의 분위기를 모르기 때문에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직접 가봐야 어떤 분위기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분위기에서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 인간인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무엇이든 마주하기 전에 머리로 하는 상상이나 계획은 사실 별것 아니다. 서른넷, 아직은 직접 해봐야 아는 나이다.

hochiminh, vietnam.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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