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난 2018년의 여름을 잊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 짧은 행복한 이야기

by 상구


2018.9.18. 13:47 . 미국 여행 마지막날.



바람이 세게 부는 베이커 비치에서 써보는 글




꿈같은 60일이 흘러갔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창백해보일 정도로 하얬던 내 발이 거뭇거뭇 거칠어졌고

얼굴의 주근깨가 늘었다.


아무리 미국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려해도,

이곳은 내 눈을 여러번 의심해봐야 할 정도로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나도 안다.


이렇게 완벽한 행복의 시간이 앞으로 흔치는 않을 거라는 것을.


두 달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나만의 행복을 위해 쓰게 될 기회는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앞으로 10년,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랫동안 없을지도 모른다.


내 자취방이 있는 곳에서부터 지구 반바퀴만큼을 돌아 자리한 해변에 앉아

왼쪽에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형형색색의 저택들

오른쪽에는 빨갛고 거대한 금문교

머리 위는 눈부시게 쨍한 하늘

눈 앞은 쉴새없이 모래사장에 부딫치는 파도에 둘러싸여


아무 걱정없이 타자를 두들기는 이상은을

곧 그리워하게 되겠지.


후에는 지금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애틋해질 22살의 여름은

넘치는 풍요, 다 못담을 감사함과 벅차오르는 감동, 행복의 물결로 가득찼다.



이 기억의 조각들은 곱게 담아 넣어두고

더한 행복을 위해 한발짝 나아갈때

혹시 지치고 힘이 들면

하나하나 꺼내보며 마음을 다잡아야겠다.



말이라는 그릇에는 다 담지 못할만큼

귀중한 행복이고, 성장이었다.




나는 절대, 2018년의 여름을 잊지 못한다.



나는 2018년의 여름을 잊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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