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테라
테라 반 피쳐를 마시고 쓰는 알딸딸한 글.
나는 질투가 없는 편이다.
확언할 수 있다.
누가 나보다 잘 생겼든, 키가 크든, 몸매가 좋든, 더 똑똑하든 크게 동요되지 않는 편이다.
나는 나니까.
나는 나대로 소중하다는 것을 아니까.
그런데 요즘은 없던 질투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그 질투는 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느낀다.
먼저 졸업을 하고 번듯한 직장에 들어간 동기가 부럽다.
일에 푹 빠져있는 듯한 팀을 보며 나도 저 팀에 소속되고 싶다 생각하며 날 받아주지 않은 그 팀을 괜히 미워한다. (미워하면서도 제일 먼저 달려가 응원한다)
점심시간에 강아지를 산책시키다 마주치는,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들고 웃고있는 직장인들이 부럽다.
나도 일하고 싶다, 생각한다.
아직 때가 아니라고 생각은 한다.
나는 아직 학교를 다녀야하는 신세에, 기업들은 주로 공채의 자격요건에 '졸업자 혹은 졸업유예자'를 걸어두니까.
나는 자격도 없는 상태니까.
그래도 부럽기는 하다.
가까운 미래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하던 과거의 나를 어떻게 생각하려나.
그 때 걱정 없이, 질투 없이 잔뜩 놀아둘걸-이라며 한숨을 푹 내쉬려나.
아니면 여전히 똑같은 생각을 하며 나날을 보내고 있으려나.
미래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으니 인생은 재밌다가도 불안하다.
질투는 인간이라면 자연스럽게 드는 감정이겠지만, 이 질투가 가끔은 밉다.
내 스스로를 밉게 만드는 것 같아서 밉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