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셈버" 사용 리뷰 및 가이드]
SCA Korea Event Coordinator 이자 커피 컨설팅 전문업체 CBSC 인터내셔널의 이영민 대표가 최근 개발하여 출시한 일명:가변 드리퍼 "디셈버"를 며칠 동안 사용해보았습니다.
글을 쓸 때 최대한 길게 주저리주저리 쓰는 것이 저의 장점이지만 최근 디셈버에 대해서 많은 리뷰들이 SNS에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저는 제품에 대한 설명 보다도 사용하면 느낀 부분과 사용 방법에 대한 요점만 간결하게 쓰도록 해보겠습니다. 제품에 대한 기본 설명은 커피 그래피티의 대표인 이종훈 바리스타의 리뷰로 대신하겠습니다.
그래도 뭔가 허전하니 간단하게 설명하면 디셈버 드리퍼는 총 4단계로 0~12개의 타공 된 추출구를 개폐 형식으로 조절하여 4단계로 유량을 컨트롤할 수 있는 커피 기구입니다. 유량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은 경우의 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사용자에 따라서 다양하고 독창적인 레시피가 만들어져 앞으로 핸드드립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한 예로 에어로프레스가 처음 개발돼 출시되면서 그러한 다양한 경우의 수 때문에 바리스타와 커피인들이 에어로프레스에 열광했던 상황이 오버랩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디셈버를 이용해 만들어진 레시피를 겨루는 대회가 만들어져도 좋겠다는 생각도 잠시 하게 됩니다.
먼저 제가 알려드리는 가이드는 처음 이 제품을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는 분들과 조금 더 잘 써보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드리퍼의 개발 목적과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까? 하는 호기심에 추측하여 적어본 방법으로 커피 읽어주는 남자의 개인적인 생각임을 밝힙니다.
[December Brewing guide]
처음 추출을 시작하기 전에 어떻게 추출할 것인지 최종 결과물에 대한 레시피를 먼저 설계(설정) 할 것을 추천드립니다. 가장 큰 이유는 디셈버라는 드리퍼는 결국 가변(유량 컨트롤)을 통해 최상의 브루잉 레시피를 찾아내는 것과 그 레시피를 지속적으로 일관성을 갖고 사용하게 해주는 도구라는 것이 디셈버 드리퍼가 개발된 목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드리퍼를 사용하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고 어떻게 사용해도 괜찮지만 사전에 최종 결과물을 어떻게 추출해 나갈지에 대한 설계 없이 추출을 시작하게 되면 즉흥적으로 유량을 컨트롤하게 되고 그로 인한 변수로 일관성을 갖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원하는 결과물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먼저 설계하는 것이 오류가 생겼을 때 수정하는 것이 쉽고 조금 더 좋은 레시피를 빠르게 찾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스스로에게 가장 자신 있고 익숙한 커피와 레시피를 가지고 디셈버에 적용하면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해보는 것이죠.
Specification:
1. 커피 20g
2. 분쇄도: 1~2mm(샌딩 슈거 정도의 크기로 일반적인 드립 커피(3~5mm)의 분쇄도 보다 조금 더 고운 정도)
3. 물 온도:94도(커피의 종류나 배전도에 따라 조절합니다.)
4. 추출량:240ml, 불림 시간 30초(커피의 종류나 배전도에 따라 조절합니다.)
5. 총 추출 시간:3분 이내 (레시피 설계를 변경할 때 시간까지도 자주 바꾸면 변수가 더 커질 수 있으니 총 추출 시간은 크게 바꾸지 않도록 설계할 것을 추천합니다.)
Process:
처음에 불림 과정을 0으로 놓고 물을 가둬놓을건지, 1로 해서 약간 흘려줄 건지 정하고 1차 푸어링을 합니다. 불림 시간은 자유롭게 하면 되지만 총 추출 시간이 정해져 있다면 초기 불림 시간도 어느 정도는 유추에서 적용할 수 있고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추출되는 양과 시간을 보면서 단계를 조절해서 유량을 컨트롤하며 추출합니다.
참고로 0으로 가둬놓고 불림을 하면 침출식처럼 되지만 유량이 부족할 경우 원활하게 불림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분쇄도가 가늘면 가늘수록 더욱 그렇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0의 단계에서는 충분한 물의 양으로 불림을 해주거나 1단계로 해서 불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저는 1의 단계에서 푸어링을 하고 추출이 시작되면 0으로 돌려 가두었다가 불림을 한 후 다시 1-2단계로 열어서 시간과 유량을 확인하면서 푸어링을 하고 추출합니다.
PS:
보통 아침에 커피를 내려서 회사로 가져와 마시는 필자는 진하게 내려서 나중에 물을 희석해서 마시기 때문에 조금 다른 레시피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방법은 동일합니다. 그램수를 조금 늘리고 추출 시간과 양은 동일하게 하며 물 온도를 조금 더 높게 설정하고 추출합니다. 몇 번 반복해서 단계별로 유량을 체크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지고 본인만의 레시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Suggestion:
1. 분쇄도가 너무 굵으면 1단계로 놓아도 3분 안에 250ml 이상 추출됩니다. 푸어링을 도중에 오랫동안 멈추지 않으실 거라면 분쇄도에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커피양을 늘려도 추출 시간이 비례하여 느려지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분쇄도와 추출 시간 설정은 중요한 키포인트입니다.
2. 한 번의 추출 레시피를 설계하면서 가변 단계를 너무 여러 번 바꾸는 것으로 설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컨트롤해줘야 하는 변수만 늘어나게 되므로 추출을 시작하면서 끝날 때까지 2-4번 정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너무 복잡하게 설계하면 일관성을 갖추고 구현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3. 칼리타 웨이브 종이 필터가 호환되기 때문에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종이 냄새가 좀 심한 편입니다. 종이필터 냄새가 신경 쓰이시는 분들은 처음에 0의 단계에서 필터에 물을 부어 충분히 린싱(헹굼)을 해주거나 필터를 개봉시켜 며칠밖에 놔두시면 냄새가 사라져 사용하기 좋습니다.
짧은 후기와 부족한 가이드를 마치며
무엇보다 디셈버 드리퍼를 사용해 커피를 추출하면서 좋았던 점은 개발자가 한국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디자인이 매우 우수하다는 것, 그리고 얼마나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될지 모르고 필자 역시 몇 번 써보지 못했지만 결과물이 개인적인 기준으로 훌륭했다는 것입니다. 결국 아무리 디자인이 훌륭하고 좋은 제품이라도 커피라는 결과물이 좋지 않다면 결국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한 사람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시작했지만 여러 사람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만든 제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부디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또 다른 제품의 개발로 연속해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커피를 즐겁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으며 최고의 레시피 발견이 가능한 아이템으로 전문가들에게도 인정받는 제품이 되기를 바랍니다.
커피 읽어주는 남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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