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커피전문점의 장비 관리 TIP
겨울철 장기간 영업을 하지 않거나 한파에 의해 밤사이에 머신이 동파되는 것을 대비해서 커피머신의 전원을 켜놓고 가야 한다고 조언해주는 게시글을 우연히 SNS에서 보았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영하 12도 이하의 한파가 몰아치면 대다수의 경우 머신이 동파되기 전에 급수 라인부터 문제가 생깁니다. 물이 항상 고여 있는 정수필터와 머신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필터와 연결해놓은 가느다란 튜브들 안에 고인 물이 얼어 팽창하게 되면서 찢어지거나 터지게 됩니다.
그리고 낮이 되면 다시 기온이 올라 얼었던 물이 녹으면서 찢어지고 터진 필터와 체크밸브(물이 역류하지 않도록 하는 부속장치)가 없이 전원이 켜져 있던 머신의 보일러와 틀어져 있던 수도에서는 물이 새어 나와 지옥의 물난리 현장을 맞닥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한파가 찾아오면 머신이 동파되어 고장나기 전에 침수부터 걱정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누수에 의한 침수도 문제지만 누수로 인한 전기제품의 합선이 일어날 경우 화재의 위험까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겨울철 커피전문점의 장비들을 한파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와 그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한파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1. 매일매일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라면 먼저 급수 라인이 얼지 않도록 계량기, 급수관, 정수필터, 튜브에 보온재를 씌우고 물이 계속 흐르도록 틀어놓아야 합니다.(흐르는 물은 얼지 않는다.) 그리고 머신은 전기를 차단하고 매장에는 난방장치를 틀어놓아야 합니다.
난방이 되고 있다면 동파의 위험이 적어 커피머신을 켜놓고 가도 되지만 밤사이 큰 전력을 소비하는 커피머신이 켜져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험요소이므로 피치 못할 이유가 있지 않다면 되도록 꺼놓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밤새도록 틀어놓을 난방비를 걱정해 전기세를 아끼려다 더 큰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시고 한파가 예고되면 반드시 안전한 난방장치를 켜놓아 실내온도를 유지하도록 하시고 퇴근해야 합니다.
2. 동절기에 영업을 하지 않는 이유로 장기간 매장을 비워둬야 하는 상황이라면 물이 들어 있는 장비(커피머신, 온수기, 제빙기 등)들은 엔지니어의 도움을 받아 해체하여 별도의 안전한 장소에 보온이 잘 되도록 보관해야 합니다.
비용이 드는 일이지만 비용을 아끼려다 그냥 방치되었던 장비들이 동파가 되면 대부분 수리가 아니고 폐기처분이 된다는 사실(동파가 된 장비는 엔지니어들이 수리를 꺼린다)을 알고 해체하고 운반 및 보관에 드는 비용은 비용도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매장의 전기제품들은 모두 콘센트에서 분리하거나 배전반에 차단기를 내려 전원을 차단합니다. 침수는 물질적 피해는 크지만 상대적으로 인명 피해의 위험이 적습니다. 하지만 전기로 인한 화재는 나의 주변 상가와 주민들의 인명 피해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3. 화재, 손해보험 등에 미리 가입합니다. 건물 화재손해, 화재 가재 손해는 물론, 도난손해, 풍수재해 손해, 세입자 보장 또는 특약을 통해 침수나 타인의 신체에 상해사고가 생기거나 재물에 피해를 입혔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물 구조의 문제로 인한 피해는 건물주에게도 책임이 있겠지만 법적으로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고 법적 절차를 통해 입증하는 것도 시간적, 물질적 제한 때문에도 어려운 일이지만 무엇보다 법정 소송을 한다는 것이 정신적으로 큰 고통이 뒤따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고 모든 보상에 대한 책임을 사업주 혼자서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1차적인 책임이 사용하고 있는 장비관리를 하지 못한 업주에게 있고 특히나 침수에 의한 피해는 규모가 커질 가능성과 영세한 사업자는 그로 인한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내가 입주해 있는 상가건물이나 주택의 시설이 여락하거나 위험요소가 있어 보이면 보험을 통해서 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에는 커피전문점에 적합한 보험상품 등도 개발되어 판매되고 있고 상대적으로 보험료도 저렴한 편이니 잘 알아보시고 만약을 위해 들어두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12월, 본격적인 겨울의 입구에 서있습니다. 곧 한 겨울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가 찾아오면 필연적으로 열악한 지역의 상수도시설에는 동파 현상이 일어나고 피해를 면할 수 없게 됩니다.
오래된 주택이나 상가건물들은 한파에 대비한 보온시설이 취약하기 때문에 동파에 의한 피해는 더욱 커지게 마련이죠. 원천적으로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은 비용의 문제로 그때그때의 상황만 해결하고 원인을 방치하다 보니 매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됩니다. 무한 루프.
한파가 지나가면 상하수도 설비 회사뿐만 아니라 커피머신, 제빙기 회사에도 동파와 관련된 문의가 빗발칩니다. 지금 회사에서 6년째 근무 중인데 매년 같은 패턴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도시의 건물, 시설도 많이 개선되었고 새로 지어지고 바뀌었지만 아직도 한파가 찾아오면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되는 상황이 계속되는 아이러니는 시대의 변화와 발전이 무색하게 만들고 동시에 두 가지 생각을 떠오르게 합니다.
하나는 자연의 힘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함과 동시에 인간의 재산과 생명을 헤칠 만큼 위험하다는 것이고 인간은 욕심(위험을 알면서 돈을 아끼려고) 때문에 같은 실수를 되풀이한다는 인터넷에 떠돌던 글이 떠오릅니다.
부디 이 글이 매년 한파로 피해를 입게 되는 분들에게 경각심과 만반의 준비를 하게 하고 열악한 건물의 시설 탓에 어쩔 수 없이 피해를 입게 될지도 모르는 영세한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커피 읽어주는 남자의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coffeereadguy/
브런치:https://brunch.co.kr/@ledzepplin78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coffeereadgu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