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오래 걷기 위한 방법들

커피 찾는 남자 위국명 바리스타

by Andy R
2018KBA후원사로고모음.jpg | KBA를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는 후원사들
후보자 인터뷰 두 번째는 주인공은 위국명 바리스타입니다. 그는 바리스타, 로스터, 컨설턴트를 비롯해 ‘커피 찾는 남자’라는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에디터까지, 누구보다 다양한 수식어와 함께 여러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커피를 바라보는 그의 행보는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데요. 그가 찾는 것은 정말 커피인지, 아니면 그 너머의 또다른 무엇인지 들어봤습니다.
KBA_Barista_wkm_resize_07_1.jpg 위국명 바리스타

KBA로부터 ‘추천되었다’라는 소식을 전달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흔쾌히 응하셨나요?
그동안 해왔던 다양한 활동들을 조금이나마 인정받은 것 같아서 기분은 좋았어요.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흔쾌히 응했어요.

최종 후보로서 시상식에 초대받았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나요?
평소에 좋아하던 멋진 분들과 시상식에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같이 후보로 오르신 분들을 보니 두 분 다 저보다 연배가 높고 다양한 경력을 가지신 분이셔서 수상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어요.

미디어를 운영하시는 입장에서 KBA를 바라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행사의 취지와 의미가 명확했기 때문에 시도하지 않았나, 싶었어요. 사실 이런 행사를 시작하는 일이 쉽지 않아요. 수익구조도 명확해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커피 업계가 계속 발전 중이지만 경제적으로 머신이나 유통사 중심이에요. 여전히 바리스타들은 낮은 임금을 받고 있죠. 그런 바리스타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행사라니 좋은 도전이라고 보였어요.

만약 다음에 다시 한번 추천받는다면 어떤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으신가요?
제가 바리스타나 로스터 외에도 여러 영역에서 일하고 있다 보니 특별히 어떤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하기는 어렵네요. 앞으로 ‘커피와 관련한 좋은 멘토’ 아니면 ‘커피산업 발전에 좋은 영향을 준 사람’ 같은 분야가 생긴다면 수상해보고 싶네요(웃음).

KBA_Barista_wkm_resize_01_1.jpg

‘커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어릴 적에 향수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런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커피 향으로 연결됐어요. 대학생 때 언론학과 NGO학을 복수로 전공하면서 커피 산업에 대한 비전이 더 뚜렷해졌는데요.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의 ‘빈곤의 종말’을 읽으면서 의미 있는 도전을 받은 것 같아요. ‘빈곤의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서 커피를 해답으로 선택한 거죠.

커피의 어떤 부분이 빈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셨나요?
커피와 관련된 일은 전 세계에 무궁무진했어요. 앞으로 커피는 많은 사람이 즐겨 마실 텐데, 그 안에서 개선해야 할 불공정한 구조가 많았죠. 특히 저개발국가에서 고용을 만들어내는 데에 좋은 도구가 될 것 같았어요. 경제적인 구조나 요소를 잘 이용한다면 빈곤을 줄이고 없애는 일에 도움 될 거라 생각해요. 한, 두 번의 일시적인 도움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방편을 찾아가는 것이죠. 그런 마음으로 커피 비즈니스에 뛰어들게 됐어요.

카페 미티니 수퍼바이저 교육.jpg | 카페 미티니의 슈퍼바이저 커피 교육을 마치고(네팔, 카투만두) Ⓒ위국명

KBA_Barista_wkm_resize_04_1.jpg 커피를 내리고 있는 위국명 바리스타

경제적인 구조나 요소를 이용한다는 게 어떤 건지, 설명을 좀 더 해주시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에서 말라리아 위험 때문에 모기장을 보급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무상으로 제공했는데 중간 관리자들이 전부 착복하는 폐단이 발생했어요. 무상으로 얻은 모기장을 돈 받고 판다든지 하면서 보급이 전혀 되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무상이 아니라 비즈니스라는 구조에서 다시 시도했는데 변화가 생겼어요. 도매상과 소매상이 생기고 자신들의 이익을 얼마씩 남기면서 유통을 시작한 거죠. 결과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모기장이 보급됐어요. NGO 같은 단체에서 미션을 수행한다면 경제적인 구조 안에서 잘 활용할 때 오히려 도움이 되겠다 싶어요.

후보자 인터뷰 영상에서도 소개하신 내용이군요. 그러고 보면 인터뷰도 그렇고 운영하시는 미디어에서도 ‘지속가능성’이란 단어를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조금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지속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지속가능성'이란 표현에도 다양한 의미가 있을 텐데요. 환경에 대한 지속가능성도 있지만 저는 사업이나 경영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을 좀 더 자주 이야기하곤 해요.

아무리 의미 있는 활동이나 사업이라도 지속할 수 없다면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거예요. 때로는 의미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구요. 또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일자리도 사라지겠죠. ‘좋은 뜻’이 ‘좋은 일’이 되려면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카페 미티니 창업자 방문.jpg | 카페 미티니 보우다(Boudhha) 지점을 방문해 창업자와 함께(네팔, 카투만두) Ⓒ위국명

지속가능성을 위해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시나요? 소개 좀 해주세요.
운영하는 미디어 채널에서 관련 글을 쓰고 있는데요. 바리스타 고용이나 임금 구조 개선에 관한 글을 쓰고 노무사를 초빙해 세미나를 열기도 했어요. 오너들을 위해서도 창업이나 운영에 관한 내용이나 커피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커피 추출이나 로스팅에 관한 글도 썼죠. 역시 세미나도 열었구요.

여러 회사를 컨설팅하거나 파트너십도 맺고 있어요. 아우어 베이커리 같은 회사의 커피 전반적인 영역을 컨설팅하고 각종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그밖에도 스트롱홀드테크노로지, 한국커피, 카페 진정성 같은 회사와 함께 커피 교육, 기술 협업 등을 하고 있어요. 이런 활동들이 각 회사가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태국이나 네팔 등에 있는 해외 커피 회사와도 협업하고 있는데요. 한국의 (주)오요리아시아가 이끌고 있는 카페 미티니(Cafe Mitini)가 있어요. 카페에서 일하던 직원이 충분히 준비를 거친 이후에, 장기간 저리로 대출을 받아서 창업하는 구조예요.

카페 미티니 창업자 서울 방문 교육.jpg | 서울에서 다시 만난 카페 미티니 보우다 지점의 창업자. 커피 교육과 한국 카페 투어를 통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위국명

보통 어떤 식으로 협업을 하게 되나요?
단체들과 일을 할 때는 기간을 길게 잡고 해요. 어떤 경우에는 첫 만남을 6~7년 전에 갖기도 했죠. 아무래도 어떤 사람인지 그 중심을 살펴야 하는 성격의 비즈니스라서요. 서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면서 단계적으로 진행해요. 비용에 대한 부분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데, 해외 같은 경우에는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긴 해요. 그럴 땐 처음에는 조금 양보하더라도 협업을 이어가려고 해요. 사업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비용을 늘려가는 거죠. 신뢰를 쌓는 과정이기도 해요.

투자를 하신 거네요.
당시에는 먼 미래를 보면서 모험을 해왔어요. 아예 수익이 없을 때도 있었는데, 계속 빚에 빚을 더하면서 악착같이 버텼죠. 그러면서도 기회가 있으면 더 빚을 내서 해외를 다녔고... 남들 눈에는 돈이 좀 있나 보다 했겠지만 사실 완전 빈털터리였어요(웃음). 중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는 월세 보증금도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이 일을 하면서 ‘하면 된다’라는 자신감과 확신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만의 길을 개척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죠.

kbrc_(C)bwissue.jpg | KBrC 대회에서 추출 시연 중인 위국명 바리스타 Ⓒ블랙워터이슈

최근 1~2년 사이에 있었던 커피 인생 중 가장 극적인 순간이 있었다면?
딱히 그런 순간이 기억나지 않는데...

그럼 질문을 좀 바꿔서 여러 과정 중에서 보람을 느끼거나,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다면요?
브루어스컵(KBrC) 파이널 진출이 있는데... 사실 엄청난 결과는 아니었기 때문에 말하기가(웃음).. 물론 나름의 도전이었어요. 첫 출전이었고 남들은 kg당 20~30만 원 하는 생두를 쓰는데 저는 1만 4~6천 원 정도 되는 생두로 사용했으니까요.

저도 그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왜 그런 시도를 하셨던 거죠?
브루어스컵 대회는 바리스타의 추출 기술과 응대, 프레젠테이션을 겨루는 자리인데, 출전하는 선수 대부분이 고가의 생두를 사용해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거나 큰 회사에 소속되지 않으면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가 어렵죠. 그래서 브루어스컵 대회가 값비싼 생두들의 경연장으로 전락했다, 라고 비판받기도 해요. 저도 그런 생각에 동의했구요. 그런 마음을 제 시연 속에 담아서 이야기해보고 싶었어요. 기존 룰에 대한 일종의 반항이었죠(웃음)

kbrc_2_(C)bwissue.jpg | KBrC 대회에서 추출 시연 중인 위국명 바리스타 Ⓒ블랙워터이슈

파이널이란 결과가 상당히 의미 있는데, 어떤 전략을 세웠던 건가요?
대회에서는 오픈서비스(선수가 가져온 커피를 사용해 추출)와 의무서비스(공식 커피를 사용해 추출)로 나뉘어요. 의무 서비스에서 어느 정도 좋은 점수를 얻을 수만 있다면 꼭 고가의 생두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 했는데, 진짜 파이널까지 올라간 거죠.

개인적으로는 대회 룰이 변경됐으면 좋겠어요. 오픈서비스보다는 의무서비스에 비중을 두는 식으로요. 브루어스컵 대회는 생두가 아니라 브루잉 테크닉을 겨루는 대회니까요.

KBA_Barista_wkm_resize_02_1.jpg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하게 될 커피. 그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커피를 한다’기 보다는 ‘약자를 위한 삶을 커피를 통해 살아간다’라고 생각해요. 너무 당연한 일들을 하고 있으니 따로 원동력이 필요한 게 아니에요. 그냥 당연한 일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을 뿐이에요.

KBA_Barista_wkm_resize_03_1.jpg

‘약자를 위한 삶’을 위한다면 꼭 커피가 아니어도 괜찮은가요? 아니면 그럼에도 커피여야 할까요?
네. 맞아요. 저는 '커피를 한다'라는 정체성이 강한 사람은 아니에요. 지금은 커피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커피와 관련한 핵심역량을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기술과 경영을 매개하는 역할을 잘 감당하고 싶어요.

지금 하는 공부는 꼭 커피가 아니어도 다른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봐요. 세상에는 근본원리가 비슷한 게 많더라구요.

그중에서도 특별히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요?
앞으로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대체 식량(감자 등)과 관련한 일도 하고 싶어요. 오래전부터 관련 내용을 공부하고 있는데, 특히 감자는 재배 고도 정도만 제외하면 커피와 비슷한 식생에서 재배돼요. 일방적으로 팔기만 하는 커피와 달리 감자는 직접 먹을 수 있고 가공해서 부가가치를 올릴 수도 있죠. 식량 주권에 대한 인식을 바꿀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봐요. 실제 그런 사례도 있었구요.

KBA_Barista_wkm_resize_04_1.jpg | 본인이 의도하는 커피를 정확하게 설명하고 그것을 맛으로 표현하는 데에 집중했다

언젠가 꼭 도달하고 싶은 ‘커피의 이상향’이 있다면?
커피를 통해서 지속가능한 좋은 고용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커피에 매몰되지 않으려 노력해요. 늘 커피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지속 가능하게 커피를 만들어간다면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

먼저 시작한 사람으로서 이제 ‘커피’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 부탁드려요.
지금 우리 커피시장을 두고 다들 포화 상태다 레드 오션이다 이야기하지만 저는 막 걸음을 뗀 갓난아이 같다고 생각해요. 체계적으로 커피를 다루려고 노력한 지 갓 10년이나 되었을까, 싶은 신생 업계죠. 핵심 역량을 집중해서 잘 구축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시장에서도 인정을 받을 거라고 생각해요. 준비된 자들에게는 황금의 시기일 테고,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저무는 태양이겠죠. 기회는 많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고 생각해요.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고, 성실하게 시도해보세요. 아니, 함께 그렇게 살아가요. 감사합니다.


커피찾는남자
http://coffeexplorer.com/

KBA Logo.png

코리아바리스타어워즈 공식 SNS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2017KBA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koreabaristaawards

네이버블로그:

https://blog.naver.com/2017kba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