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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싸라기 Sep 09. 2023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나의 형제


아주 오래전 나는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였다. 그러나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시간을 돌고 돌아서 중년인 나이에 드디어 책을 가까이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일 년여쯤 어느 날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올리게 되었고 드디어 내 안에 웅크리고 있던 또 다른 내가 기지개를 켜면서 마음껏 창작이라는 고통스럽지만 행복한 시간을 지내왔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집안에 꼭꼭 숨겨져있던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제목은 [ 나무 ]였다.

그저 아무런 생각 없이 지은이도 보지도 않고 첫 장을 넘기고 읽기 시작했다. 그 순간 너무 놀라서 멍하니 넋을 놓고 앉아 있었다. 나는 책을 읽다 말고 책장을 덮고 맨 앞장에 적힌 지은이를 보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저 개미의 저자로 또는 프랑스 작가 정도로만 알고 관심조차 없던 나는 그의 사진과 프로필을 보고 나서 나머지를 읽어 갔다. 읽는 도중과 마지막 장까지 도달했을 때까지도 연신 감탄과 경이로움 게다가 동질감까지 느끼며 기분이 멍해질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그 기분의 끝에는 얄미움이 남아있었다. 얄미움이란 감정과 동질감이란 감정이 거의 모든 감정을 지배했다. 그 이유는 나의 상상력과 지향하는 바가 거의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어릴 적부터 책과 글쓰기를 시작하여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아온 세계적인 작가와 독서와 글쓰기를 시작한 지 고작 일 년여 밖에 안된 풋내기인 나를 비교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기 딱 좋은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놀랍고도 신기하며 개인적으로는 동질감까지 느끼게 해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분명 나와 닮은 점이 많다. 나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쓴다. 첫 번째는 중년이 돼버린 내가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나와 같은 후회를 되도록이면 적게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도움이 되는 글을 쓰기로 한 것이다. 두 번째로는 바쁘고 힘들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아가거나, 진정 중요한 것들은 놓치고 살아가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으로 그간의 나의 경험과 이야기들을 나름의 가치관과 철학을 버무려서 도움이 되는 글로 풀어내는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선인 "나무"에서는 나의 브런치북인 "어른이 동화"가. 또 희곡이자 소설인 "인간"에서는 "오렌지색 지구(부재 Planet Earth 2075)와, 곧 구상을 마치고 쓰기 시작할 "체스를 두는 두 노인"이 인간존재의 의미와 인간성을 다루는 주재로는 매우 흡사하다고 생각했다.






우스갯소리로 나의 아내 역시 현재 민머리에 돋보기를 써야 책을 읽을 수 있는 나이를 먹어버린 내 모습과 세계적인 작가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사진을 보고는 "은근히 닮았네.."라고 하는 것을 보면 참 재밌는 우연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나에게 만큼은 동시대에 이런 동질감을 느끼게 된 세계적인 작가를 알게 된 것도 반갑고 감사한 일이며, 행복한 질투심을 느끼게 된 것도 기쁜 일이다.


모쪼록 형제 같은 느낌을 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멋진 작품을 계속 기대하며 나 역시 더욱 분발해야겠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건승과 행복한 인생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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