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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싸라기 Aug 26. 2022

비를 닮은 눈물 5화

행복한 시간.

5화 행복한 시간.


세상이 변해도 우리의 사랑은 다를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처음으로 같이 식사를 하고 나서부터 둘은 마치 

사랑의 가뭄을 해갈이라도 

하듯이 매 순간을 행복함으로 시간을 채웠고

하루가 1초처럼 어느 것도 부러울 것 없이 지냈다. 

평일은 문자와 전화로 둘만의 추억을 만들었고

주말이면 찬혁은 은미의 집으로 달려가 

그녀를 데리고 자신의 집에서

주말을 즐겼다. 다음 날인 일요일 저녁이면 

다시 은미 집으로데려다 주었고 이렇게 그들의 

사랑은 점점 깊어져 갔다.

찬혁은 나름 잔재주 쟁이다. 잡다한 지식을 알고 

있지만 깊이가 없는넓고 얕은 지식의 소유자다. 

그중에 하나가 요리다.

대중에게 선보일 정도의 실력은 아니지만 지인에게 요리를 해준다면 엄지 척 정도는 가능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일반적인 남자들이 잘못하는

미역국, 북엇국, 콩나물국 등의 국거리 삼 종 세트와 

파스타, 감바스, 스테이크 등의 요리도 꽤 수준급이었다. 그래서, 찬혁의 집에 오면 은미는 예전보다 즐거운 비명과 함께 찬혁의 요리를 즐겼으며 그 때문에 

살이 쪘다고 하며 투정 아닌 투정을 찬혁에게 

늘 토로하기도 했다.

가끔가다가 저녁 산책 겸 찬혁의 집주변을 

둘이 산책을 나갈 때면 즉석 우동가게에서 우동과 

함께 소주도 곁들이고 또 포장마차에서 

오돌뼈안주에 행인들을 바라보며 술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그렇게 행복하고 즐거운 우리들만의 추억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그런 시간 속에서 찬혁은 세상이 변해도 우리의 사랑은 다를것 이라고 굳게 믿었다.

어느 날 은미가 좁은 원룸인 찬혁의 벽지에 그려진 

솔방울을 보며 장난을 친다.

"나 저 솔방울 따줄래?"

"응? 그걸 어떻게 따주냐... 대신 별을 따 달라 하면 그건 가능하지.."

"정말? 에이 그냥 저 솔방울 따줘."

"오늘따라 이상한 투정을 부리네?"

"치~그냥 알았다고 하고 따준다고 하면 안 돼?"

"아.... 그런 거였어? 하하 미안 미안... 언젠가 

내가 꼭 따줄게."

"흥 됐어... 엎드려 절 받네."

"삐쳤어?"

"아니... 그냥 하는 말이지 근데 자기야..나 뭐 하나만 부탁해도 돼?"

"뭐?"

"음...아니다...나증에 집에 가서 문자로 보낼 테니 

꼭 기억해 줬으면 해."

"음... 그래? 알았어. 근데 뭔지 엄청 궁금하네.."

일요일 저녁 7시 그렇게 은미를 집으로 데려다주고 은미가 집 대문 앞에서 

손을 흔들고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난 후 찬혁은 담배를 한 대 물고 

은미의 집을 한참 쳐다본다. 늘 그렇지만 만날 때는 좋지만 헤어질 때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짠하다. 이유 모를 슬픔 같은 감정이 마음속 깊이 찬혁을 삼키는 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항상 우울했다.

집에 도착하자 은미로부터 문자 한 통이 왔고 

이내 전화가 왔다.

"도착했어?"

"응 방금."

"고생했어 그리고 요리 하느라 고생했고.. 방금 문자 보냈거든 읽어봐."

"응 알았어 사랑해 은미야."

"응 나도 사랑해."

전화를 끊고 문자를 살펴보았다.




싸우면 먼저 사과하기.

(하루 안에 풀기)

바빠도 하루 한 번 전화하기.

(안될 시 문자)

사랑해라는 기분 좋은 말, 

칭찬 자주 하기.

(사랑해는 많이 할수록 좋음)

친구 같은 애인이지만 존중과 

배려해 주기.

상대방에게 서운하면 쌓아두지 말고 말해서 풀기.거짓말하지 않기.

기념일 등 기억해 주기.

우리에게 바라는 내 생각.

해줄 수 있지?


 은미의 문자 내용은 압력이라는 생각보다는 뭔가 

따뜻함을 느꼈다.

"우리"라는 울타리가 더욱 단단해진 느낌이다.

찬혁은 답문을 보낸다.



문자 고마워.

잘할게.. 노력할게.. 너 실망 

안 시킬게.

멋진 남자는 못되도 후회는 

안 하게 할게.


은미가 바로 대답했다.

"오케이 세 개다. 행복하다."

"말했잖아 난 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가슴이 뭉클해지네..."

"죽는 날까지 노력할게."

"고마워 사랑해."

"나도 사랑해."


별도 기뻐서 노래를 부르고 새들도 잠을 안 자고 

지저귀며 화단의 꽃들도 달빛에 향기를 실어 보내는 아름다운 저녁 밤에

멀리 떨어져 있는 그들은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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