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악대 이등병 생활동안 자살까지 시도해본 최악의 경험까지 해보며, 가슴에는 일병의 게급장이 달릴때즈음 삼군 군악대는 대전으로 이전하며 나는 서울에 행사가필요한 부대인 새로 창설된 곳에 강제 차출 되었다.각 지역에서 차줄된 고참들도 여기에 새로 모이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 되었다.소문에들리던 최고 악랄한 고참들이 모였기 때문이다.병장을 달때까지 내밑으로 기수는 오지 않았기에 막내가 해야하는 궂은 일이나 청소도 병장 계급장을 달고서도 해야했다.게다가 복장만 공군이지 창설된 새로운 부대의 지휘관이 육군 이었기에 공군에없는 유격까지 받아야 했다.그야말로 꼬인 군번인 것이었다.
그렇게 꼬일대로 꼬인 군대생활은 아무런 의미없이 시간만 흘러갔다.가끔 오는 철이의 편지도 뜸해지고 음악에 대한 의지도 거의 꺽일때즈음 괴짜를 만나게 되었다.
녀석은 육군 군악대 소속이었는데 나보다 세달정도 늦은 입대군번인데도 계급은 같은 병장이었다.녀석의 보직은 나와같은 캄보밴드에서 기타를 담당하고 있어서 행사를 나갈때는 거의 같이 동행하는 일이 많았다.
얼굴은 도라에몽처럼 동그랗고 호떡처럼 넙적했다.눈은 작고 가늘었으며,입술또한 얇아서 그야말로 우스꽝스러운 외모였다.나는 그런 녀석의 외모가 왠지모르게 맘에안들었을 뿐만아니라 재수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의 머릿속에는 "적어도 락커라면~."이라는 고정적 인식이 자리잡은 생각때문이었고,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기지않았다는 자신감의 반증이었기 때문이었다.그런 녀석은 기타에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었다. 객관적으로 보았을때 잉위 맘스틴(80대 속주 기타리스트로 레인보우 기타리스트인 리치블랙모어의 후계자라고도 불리운 기타리스트)속주에 못지않을 정도의 속주 실력과 많은 코드를 외우고 있었으며 뽕짝(트로트의 속된표현)에 관련된 곡들도 500곡정도 소화가능한 메모리를 가지고 있었기에 싫지만 인정할수밖에 없었다.전체합주가 없는날이면 녀석도 가끔 나에게로와서 둘만의 합주를 제안하기도 하였다.결이다른 나에게 맞춰주고자 내가 좋아하는 곡들을 준비하고 왔기에 성의를 이유없이 무시하긴 힘들었다.그런날이면 군악대 대합주실에는 레드 제플린의 "Since i've been loving you"나 마이클 쉥커 그룹의 "Captain Nemo" "armed & ready" 또 블랙사바스의 "Heaven &Hell"등이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녀석과 나는 성향이나 모든면이 안맞았지만 적어도 음악얘기나 합주할때 만큼은 최고의 몰입감을 느끼곤했고 그간의 암울한 군대생활의 숨통을 트여준 계기가 되어주었다.그런 어느날 동그란 도라에몽이 조그만 입술을 오물거리며 대화를 시도한다.
"박 병장...제대하면 뭐 할꺼야?"
"음악해야지...난 음악으로 성공할거야."
"굶어죽기 딱 좋은 말이군."
"재수없게...야! 요즘 음악이 음악이냐?정말이지 답답해 죽겠다.도대체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듣는 귀가 이렇게 없어서 어쩌냐...기획사들은 뭐하는건지.우리나라 음악의 미래가 걱정된다.꼭 락음악이 아니더라도 외국처럼 재즈,블루스,소울,팝 등등 좀 다양하게 사랑받고 시상도 다양하게 해야하는데 우리나라보면 쇼 음악으로만 너무 치우쳐있는게 문제아니냐?"
"땅덩어리도 좁고 듣는 인구도 그만큼 적어서 그럴꺼야...게다가 우리나라 국민의 의식수준이랄까?음악에대한 편견도 그렇고....메탈을 무조건 시끄럽고 악마숭배니 뭐니 색안경을 끼고보니....그리고 뭐랄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악이라는 전체적인 부분보다 가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랄까?"
"그러게 그렇게 따지면 뽕짝이나 일반 쇼음악은....돈이나 밝히는 속물들일 뿐이지..."
"어쨌든 제대하면 연락해...한번 밴드나 도모해 보자구.오케이?"
"뭐 그러든지 난 호주에서 함께할 친구가 있긴한데 잘모르겠다.제대하고 한번 상황을 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