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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싸라기 Nov 11. 2022

새우깡에 자꾸 손이 가는 이유.

퍼스널브랜딩... 마케팅을 만나다.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온 스낵인 새우깡. 우리는 여행을 갈 때나 소풍을 갈 때나 간식꺼리를 고를 때면 약방의 감초처럼 아니 그보다 더욱 적절한 표현은 뭐에 홀린 듯 주저 없이 많고 많은 과자 중에 이 제품에 손을 뻗어서 장바구니에 담는다. 맛은 어떠한가? 여러분은 이 과자가 맛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맛있다. 그러나 최상의 맛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 동안 대표적인 스낵의 대명사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제품을 만든 회사가 이 제품을 만들 때 우연이라면 크나큰 행운인 것이고 계획된 것이라면 엄청난 천재이거나 어마어마한 시간과 공을 들여 공부하고 기획한 노력의 결실임이 분명하다. 혹시라도 지금 마케팅에 관련된 일에 종사하거나 관련된 공부를 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면 나의 의견이 조금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왜 새우라는 재료를 선택했을까?

모든 식자재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육류, 채소류, 해산물이 그것이다. 세 가지의 재료는 각각 나름대로의 감칠맛과 식감과 개성적인 맛과 향을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 왜 하필이면 해산물인 새우일까 생각해 보자. 그러기 위해서 필자는 이 과자가 탄생한 시대를 생각해 보았다. 그 당시 국산 과자는 대부분이 우유와 버터를 재료로 한 외국 과자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게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종류도 지금처럼 다양하지 못했다. 오히려 초반에는 우유나 버터가 재료로 만들어진 과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도 반응은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역전되어갔다. 물론 우유나 버터가 재료인 그 당시 과자도 지금 현재에도 출시가 되고 있지만 새우깡만큼의 명성을 유지하지는 못하고 있다. 1970년대에는 국민소득이 낮았다. 그만큼 다양한 식재료로 요리한 음식을 대할 수는 없었다. 지금처럼 맛집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기에 과자 역시 제한적이었고, 버터나 우유 향이 조금이라도 많이 나면 고급처럼 느껴지는 시대였다. 게다가 그시대는 버터나 우유의 향미가 오히려 낯설게까지 느껴지는 사람도 존재했다. 그러다가 새우가 재료인 과자는 버터나 우유에서의 느끼함도 없었으며 오히려 갑각류 특유의 진한 풍미와 껍데기에서 우려 나오는 키토산의 감칠맛이 친근한 느낌으로 다가와서 점점 중독적인 맛으로 머리에 각인이 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거기에 적당한 소금이 가미된 짭짤한 포인트의 마무리란 바다의 맛이라고 단정 지어도 과장되지 않았다.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모든 마케팅은 그런 기본적이면서도 사람의 내면에 집중해야 한다. 낯설지만 거리감이 없어야 하며, 단순하지만 친근하여야 하며 지속적 이어야 한다. 그런 모든 것을 갖춘 것이 새우다. 새우는 비싼 재료면서도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재료이고, 당시에는 과자에 쓰기엔 과할 수도 있는 재료였지만 친근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은 일반적으로 쓰이는 육수 재료에 쓰일 정도로 익숙하다. 그것을 과자 레시피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가 숙제였을 텐데 멋지게 성공하였다. 한 봉지 다 먹을 때쯤이면 기름기 때문에 포만감과 더불어 약간의 느끼함을 가졌다, 그러나 이런 문제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제거되었다. 구워내는 방식으로 말끔하게...

곰곰이 생각해 보라 평범하면서도 깊은 맛, 단순하면서도 풍부한 감칠맛 그리고, 오랫동안 우리 곁에 그토록 자그마한 행복을 오랫동안 안겨주는 주전부리가 얼마나 있는지를.... 그것이 새우깡의 힘이다.


2. 왜 오랫동안 제품명을 바꾸지 않았는가?

고급 진 이름으로 바꿀 수도 있었을 텐데 어째서 바꾸지 않았을까? 회사 측에서는 불안하지 않았을까? 경쟁사에서 많은 제품들이 쏟아졌을 테고, 도전을 받았을 것이며, 내부에서는 시대에 맞게 좀 더새련 된 이름으로 바꾸자고 건의하는 사람 또한 없었을까? 내 생각엔 수많은 회의와 건의가 있으리라 본다. 그러나 바꾸지 않았다. 이것이 개인적으로는 신의 한 수였다고 본다. 그리하여 지금은 "새우깡"자체가 대명사가 되었다.

심지어 새우를 볼 때면 감바스나 칠리새우를 떠올리기보다는 새우깡이 먼저 떠오른다. 아니라고 부정하는 사람은 그저 장난스럽고 짓궂은 고집이라고 생각하겠다.

구부정한 새우의 모습. 심플함이 최고의 브랜딩 효과라고 생각했을까? 그렇다. 새우를 이보다 더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이 새우 소금구이를 요리해 먹어보았을 것이다. 대부분이 등이 굽은 채로 요리가 되어있지만 그중에는 허리를 편채로 요리가 된 새우를 보았을 것이다. 먹을 직스러워 보이던가? 아니다. 분홍빛 내지는 붉은색을 띤 새우는 먹음직스러운 느낌은 들지만 구부정한 새우보다는 그다지 새우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것이 사람들 뇌리에 박혀있는 고정관념이다."새우 모양은 이렇다."라는 인식이다. 구부정한 새우의 모양은 역동적이며 살아있는 활어의 느낌이 들며, 그것이 연결된 뇌리에 결국 "먹음직스러움"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것이 오랫동안 과자봉지에 담겨있는 철학이며, 심리학이다. 설령 그렇게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상품에 자신만 있다면 이름은 부수적인 것이다. 이미 내용물에 답이 나온 상태라면 이름은 의미가 없다. 역설적인가? 그렇다. 모든 인간사가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작명을 할 때 고민을 한다. 창업을 하며 간판을 세울 때, 밴드를 만들거나 모임을 만들 때 어떤 이름을 쓸지 고민을 한다. 하지만 의미가 없다. 힘이 있고 실력이 있는 것은 그 이름이 어떤 것이든 아니 오히려 단순하거나 이상할수록 더욱 특별하게 인정받는다. 생각해 보라 세상의 모든 것의 유명한 이름은 그 실력 자체를 인정받았기에 그 이름이 특별하고 멋있게 느껴지는 것이다. 아마도 이름을 다른 것으로 바꾸었다면 지금의 영광은 없었을 수도 있다.

밴드 이름 "들국화" 분식집 "김밥천국" 치킨전문점"KFC"등등 단순하면서도 나름의 실력으로 인정받았기에 특별하게 보이는 것들이다. 모든 것의 아이템 네임에는 각각 고유의 역사와 시간이 담겨있다. 즉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닌 이미지를 파는 것이다. 그래야지만 적은 투자로 오랫동안 강한 지속력을 유지할 수가 있다.


3. 새우깡에서 배우는 퍼스널 브랜딩.

각 개인도 마찬가지다. 실력은 당연한 것이고 이 밖에 남다름 그리고 자신만의 개성이다. 지금 시대는 열심히 한다는 말에는 별로 매력이 없다.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그럼 잘한다는 것은 어떨까 열심히 한다는 것보다는 낫지만 역시 별로다. 그럼 무엇일까?

바로 나다움 내지는 개성 혹은 독특함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아무런 내용도 없이 그저 개성만 갖고 있으면 오히려 독이라는 점이다. 모든 사람들이 노력하는 것들...

예를 들면 독서, 강연 참관, 여행 등등 자기계발을 하면서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이어갈 때 시간이 흘러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집중이 가능하다면 더욱 좋다. 그다음 새우깡처럼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친근하면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것들로 브랜딩을 해야 한다. 세상 어디에도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은 없다. 가지고 있는 재능 또한 비슷하게 보일지언정 똑같지는 않다. 예를 들어서 바이올린을 켜는 재능이 있다고 가정할 때 각각의 연주자들이 같은 곡을 연주한다 하더라도 절대 똑같은 연주라고는 할 수가 없다. 즉흥 연주를 할 때는 절대적으로 100% 다른 곡이 나오기 마련이다. 남들과 다른 것 나만의 것을 생판 모르는 남에게 각인시키려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관심 있는 것 그러면서 단순하고 흔한 것 같지만 뭔가 차별화가 된 것을 찾아야 한다. 새우를 찾아야 한다. 나만의 새우를 찾아야 한다. 그리하여 어느새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에게 스며들도록 하여야 한다. 그렇게 만 된다면 그 이후의 시간들은 거의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당신이 무엇을 하든지 당신을 주목할 것이다. 우리가 슈퍼마켓이나 마트의 스낵코너에서 무의식적으로 새우깡에 손이 가는 것처럼.... 당장 지금 당신의 새우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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