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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싸라기 Jan 15. 2023

글쓰기 방법.


나는 오래전 글쓰기와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독서 역시도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독서와 담을 쌓고 글은 유식한 사람들의 전유물로 생각했던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웃기는 일이고 넌센스이며 해프닝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지금은 글쓰기에 대해서 생각만 하며 엄두조차 못내는 누구에겐가 도움이 될까 하는 주제넘은 생각에 도움이 될만한 나의 경우를 예를 들어서 글을 써볼까 한다.

현재 나는 50세 중반이며 경제적인 성장은커녕 이 나이에 아직까지도 빚에 허덕이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늦었지만 여러 가지 도전하고 실패하며 느낀 것 중 하나가 독서와 글쓰기야말로 가장 기본이며 나에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여 년의 기간 동안 열 번의 도전 끝에 브런치 안에서만 불리는 "작가"라는 과분한 호칭을 받고 글을 쓰고 있다. 물론 죽자 살자 하고 여기에 도전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소설가의 꿈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블로그보다는 나에게 좀 더 맞는 플랫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오랜 기간 쓴 고배를 마시다가 합격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흔히들 표현하는 "브런치고 시"에 합격한 것처럼 하늘을 나는 듯했다. 아직까지 독서량은 한 달에 몇 권이 될까 말까 한 맹랑한 글쟁이다. 그래서 당연히 그동안 쓴 글들과 현재 쓰고 있는 소설 또한 아직은 어설픈 필력이지만 나의 경험과 그동안의 삶을 바탕으로 픽션을 가미한 글들이다. 그러나 처음에 글쓰기를 시작할 때의 나를 떠올리며, 지금 막 글쓰기를 시작하려는 분들이나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분들을 생각하며 이렇게 부족하지만 그간의 나름대로 느낀 점이 도움이 되길 희망하면서 글을 써본다.


첫째. 마음의 긴장을 풀고 써라.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는 분들이라면 절대로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시작하자. 처음에는 어려운 일이지만 잘 보이기 위해 너무 화려하게 쓰려고 하는 부담감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 그래야 글이 유연해지고 자연스러워진다. 고 참 연기자들이나 운동선수들은 이런 말을 자주 한다."힘을 빼라!"

오랫동안 연기생활을 해온 베테랑 연기자들 모두가 연기를 하는 것을 보면 연기인지 실제 모습인지 분간이 안된다. 그만큼 내공이 쌓여서도 그렇겠지만 긴장을 하면 몸이 굳어지고 대사도 딱딱해진다. 그것이 연기에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운동선수 또한 몸에 힘이 들어가면 적당한 시점에 제대로 기술을 쓸 수가 없다. 나아가서 몸이 굳어있으면 부상도 쉽게 당하게 된다. 그렇기에 글을 쓸 때도 쓰기 전에 많은 독서와 명상으로 혹은 산책 등으로 머리를 유연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글을 쓰다가 막히면 자리에서 일어나라 차라리 잠시 낮잠을 자는 편이 훨씬 유용하다.


둘째. 주제 선정에 얽매이지 말자.

주제 선정이 어렵다면 일단 내 주변의 일들이나 내가 살아온 인생과정 중에서 어려움을 극복했던 일이나 행복했던 일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소중할 수도 있는 내 삶의 노하우 등을 짧게 써 내려가 보자.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마저 들게 될 것이다.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우리지만 절대로 같은 경험이나 같은 인생은 존재하지 않기에 각자의 경험은 모두 소중하다. 자신 스스로가 초보자라고 생각하는가? 자신보다 더 부족한 사람도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셋째. 항상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자.

종이에 적는 메모 습관도 좋지만 그보다는 휴대폰에 있는 메모장을 활용하는 게 요즘 행동방식에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다. 식사를 할 때도, 샤워를 할 때도, 음악을 듣거나 산책을 할 때도 혹은 그저 일상적인 생활이나 출퇴근과 같이 그냥 길을 걸을 때도 좋은 아이디어나 좋은 글귀는 아무런 준비 없는 상태에서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무언가 생각이 막힌 듯이 답답할 때 몸을 움직이면 뇌에 있는 거름망에서 많은 생각들이 정리되어 걸러 내주는 듯이 그렇게 툭하고 튀어나온다.


넷째. 완벽하게 쓰려고 하지 말자.

글을 쓸 때 일단 생각나는 대로 쓰자. 특히 좋은 문장이나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면 문장이 맞는 것인지, 띄어쓰기가 맞는지 신경 쓰지 말고 잊혀지기전에 빨리 써 내려가자. 그런 것을 미리 걱정하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도 까먹게 되고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되기 때문이다. 많은 위대한 작가들도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수많은 수정 작업을 했다는 얘기가 있는데, 글쓰기의 고수나 초보나 어느 누구라도 한 번에 완성하거나 한 번에 스스로 만족하는 작품을 쓰기 어렵다는 것은 그나마 나 같은 초보 작가나 글쟁이들에게는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 아닌가.


다섯째. 억지로 쓰지 말자.

간혹 인터넷에 보면 1일 1포스팅이라는 글을 읽게 된다. 영리를 목적에 두고 경제적인 활동을 위한 것이라면 모를까 그것이 아니라면 발행부수를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글을 쓰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내가 쓴 글은 나 자신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자신의 기록이다. 내가 좋아하는 마이클쉥커라는 기타리스트는 이렇게 말했다."트렌드나 인기에 연연한 음악가는 좋은 음악과 좋은 연주를 할 수 없다."라고...

물방울이 모여서 샘물이 되고 그것이 흘러서 강물을 이루고 다시 흘러서 바다로 가고 다시 큰 파도를 이루듯이, 자신의 머릿속에서 팍 하고 튀어 올라서 도저히 글을 쓰지 않고는 못 견딜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라. 글은 나의 내면에서 나오는 나의 솔직한 또 다른 나 자신이다. 독자를 위한 글을 쓸 수는 있어도 독자 때문에 글을 쓰지는 말자.


나는 오래전 락음악을 좋아해서 악기도 연주하고 밴드 활동도 하면서 음악에 큰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꿈은 지금 노트북 모니터 앞에 앉아서 글 쓰는 일로 그 꿈을 대신하려 한다. 악기 대신 펜으로 작곡 대신 스토리로... 많이 늦었지만 나의 음악적 영감을 오선지 위의 악보가 아닌 스토리로서 읽으면 눈으로, 마음으로, 느껴지고 그려지는... 그런 음악과 영상이 느껴지는 글을 쓰고 싶다.

우연찮게 읽게 된 안톤 체홉의 "상자 속의 사나이"의 충격은 아직도 못 잊는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글쓰기는 그저 나의 을 넋두리처럼만 쓰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언젠가는 독자 여러분들에게 재미와 감동과 선한 영향력을 전해주는 그런 작가와 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부디 처음 시작하는 분들에게도 부족한 나의 글쓰기 시작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즐거운 창작세계에서 함께 행복한 글쓰기 여정이 이루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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