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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by Dahl Lee달리

손톱을 잘라야지 하면서도

귀찮아서 미루기만 하다가

네 몸에 피를 보고서야 정신을 차렸어

네 손톱은 언제나 나를 위해 뭉툭했는데


손톱같은건 애초에 없으면 좋았을걸

무딘 손가락으로 너의 가장 안쪽까지 파고들 수 있었을텐데

손톱을 계속 자르다 보니 또 피를 봤어


서로의 피를 볼때마다

우리는 가까워지는걸까 멀어지는걸까

네 피를 핥아 먹으면 조금더 너를 이해할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너를 더 소유하고픈 이기적인 내가 될 뿐일까


언젠가는 이 모든것의 댓가로

거꾸로 매달리는 벌을 받는 상상을 해

치마가 뒤집히는 치욕속에서도

나는 척추를 둥글게 말아 네 얼굴을 찾을거야

땀은 피로 변해 방울져 떨어지고

너는 내가 사라진 자리에 엎드려 내 피를 핥을거라고

척추를 마는(?), 사실은 펴는(신전하는) 연습.

거꾸로 매달리는것을 좋아합니다..사실은 벌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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